망상 차단
50대 후반의 주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로 오빠가 둘이 있는데 부모님이 오빠들은 대학에 보냈는데 자신은 대학을 들어가지 못해 어릴 때부터 피해의식이 강한 분이었답니다. 자신을 차별대우한 집에서 벗어나려고 20대 초반에 일찍 결혼을 해 버렸답니다. 남편은 일찍 홀로된 어머니의 외아들이었답니다. 시집을 가보니 시어머니가 마흔도 안 되어 보일 정도로 젊었다고 합니다. 한 집에 모시고 사는데 잘 모시려고 무던히 애를 쓰는데도 괜히 질투를 하고 학대를 하였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몸이 약하고 대학을 나오지 못한 며느리라고 반대를 하였답니다. 그러나 아들이 너무나 좋아하니까 마지못해 결혼을 시킬 수밖에 없었지만 시어머니는 어려운 가정에서 고생하여 길러 대학까지 가르쳐 놓았는데 며느리한테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들의 월급은 시어머니가 관리하였답니다. 매사 며느리의 하는 일을 못마땅하게 여겨 학대를 하였답니다. 이 주부는 참고 참다 남편에게 어머니의 부당한 학대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답니다. 남편이 자신의 편을 들어 줄줄 알았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고 합니다. 남편은 분노하며 "어떤 어머니인데 네가 그런 짓을 하느냐"며 야단을 쳤답니다. 시간이 지나자 남편마저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답니다. 이 부인은 너무나 억울하고 분해 견딜 수가 없었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에 대한 원한이 뿌리 깊게 새겨졌고 결국 40년간의 끈질긴 스트레스가 발암의 심리적 원인이 되어 암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답니다.
이 주부는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 시어머니와 남편으로 인해 자신이 중대한 병에 걸렸다는 분노와 피해 의식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답니다. 이 분은 병원 원목을 만나 예수님을 소개받고 예수님을 인생의 주님으로 영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목사님으로부터 상담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부모님과 오빠, 남편과 시어머니에 대하여 다 용서했다고 합니다. 피해 의식이 사라졌고 자책감으로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몸은 점점 회복되었고 이제 4년이 지났는데 암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사람처럼 살고 있다고 합니다. 친정 부모와 오빠, 시어머니와 남편에 대한 피해의식에서 해방되었고 그들과의 관계도 현저히 개선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게 되었답니다.
미국 텍사스 사이먼튼 암연구소의 의사 칼 사이먼튼은 정신과 의사인 부인 스테파니와 함께 마음의 상태와 암 진행과의 상관관계를 주의 깊게 관찰했답니다. 그 결과 암의 발병과정에서 심리적 배경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고 내분비계의 균형을 파괴시킴으로써 암세포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암 역시 그 발병의 심리적 배경은 대립과 분노, 슬픔, 두려움, 좌절, 피해의식 따위의 어둡고 불편한 상념이나 감정들이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풀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은 우리의 영적, 정신적 건강뿐 아니라 육신적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자였지만 버트란트 러셀은 "무엇 때문에 인간은 불행해지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권태와 자극, 죄의식 그리고 피해망상증"을 들고 있습니다. 피해의식은 인간의 행복을 파괴하는 요소 중의 하나라는 이야기입니다. 피해의식이란 내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의식입니다.
사회심리학 이론 중에 공정세사관(公正世事觀·Just World Hypothesis)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이 늘 공정한 법칙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으며 실제 세상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믿음을 애써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노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보상을 얻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노력하였는데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세상을 비난하면서 피해의식 속에 살아갑니다. 이러한 피해의식은 어느 정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다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이 학벌 피해의식을 가지고 산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피해의식이 건강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발전하면 피해망상이 됩니다. 과거의 피해의 경험을 통해 현재와 미래에 있지도 않은 피해를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시어머니에게 억압받은 이유로 이제는 시어머니가 자기를 죽이려고 밥에 독약을 탔다고 과대망상을 하는 것입니다. 피해망상은 우울감에 잘 사로잡히며 심하면 자살이나 살인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피해 의식이 피해망상에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차단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상상의 절제입니다. 상상은 필요하나 이유나 근거 없이 억측하고 자기 멋대로 상상하여 잘못된 믿음을 고수하는 망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됩니다. 마땅히 생각할 수준에서 멈추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롬12:3)"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