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에 물이 있어 나무는 자랍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돈 많은 분이 질병에 걸렸답니다. 병원에서 고칠 수 없는 질병에 걸린 것입니다. 교회에 나가면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질병을 고치려 교회에 나가게 되었답니다. 목사께 말했답니다. "목사님, 제 질병이 치료되어 생명이 연장된다면 제가 교회를 건축하겠습니다." 개척교회 목사는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기도를 하였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질병이 깨끗이 나은 것입니다. 약속대로 땅을 사고 교회를 건축했답니다. 교인은 많아졌고 그분은 그 교회 장로가 되었답니다. 목사는 장로를 교인들에게 자랑했답니다. 땅을 사고 교회를 건축한 분이 장로라고 새로 오는 사람에게 소개했답니다.
사람들이 장로를 잘 섬겨 주었답니다. 무엇을 하든 앞세워 주고, 식당에서 식사할 때도 따로 장로 방에 차려 주었답니다. 교회에서 왕처럼 대접을 받은 것입니다. 물론 큰 교회 목사는 제국의 황제처럼 대접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연세가 들어 돌아가셨답니다. 천국에 간 것입니다. 천국식당에 가서 앉아있는데, 30분을 기다려도 아무도 찾아와서 뭘 드시겠냐고 물어보지도 않더라는 것입니다. 참다못한 장로는 지나가 버리는 한 종업원을 억지로 붙잡고 따졌답니다. "왜 물도 갖다 주지도 앉고 뭘 드시겠냐고도 물어보지도 않는 거요? 천국 서비스가 뭐 이래요? 천국이 우리 교회보다 못하네요?" 종업원이 "장로님, 여기는 셀프서비스입니다."라고 했답니다. 장로가 다시 질문했답니다. "그러면 왜 저기 있는 사람들은 셀프서비스가 아니고, 종업원들이 서비스를 직접 하는 거요?" "아 저 분들은 집사님들과 평신도들입니다. 저분들께서는 지상에서 서비스를 항상 남에게 베풀고 남을 잘 섬겼기 때문에 섬김을 받는 것입니다." 종업원의 이 말에 장로는 황제처럼 대접을 받았던 목사를 생각하며 다시 물었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교회 목사님은 어디에 있소? 보이지를 않는데............" 종업원이 말했답니다. "아 그 목사님이요? 지금 막 배달 나가셨어요."
사람은 어떤 성과를 통해 섬김을 받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어떤 성과를 얻고 끝까지 섬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섬김은 존재 양식이며 창조 질서의 원리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묵묵히 섬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물이 다 밖에만 나와 있으면 나무는 자랄 수 없습니다. 땅 속에서 있기에 나무는 자라 풍경을 만듭니다.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4.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