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네게 들을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저희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2:2)"
지속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역의 비결은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이미 오래 전에 이 비밀을 영적 4세대로 풀어 설명했다. 먼저 사도 바울은 자신의 영적인 아들 디모데에게 자신이 베풀었던 가르침과 사역을 신실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전수하라고 부탁했다. 물론 이런 투자는 아무에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의 시간과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어도 아깝지 않은 신실한 형제 자매를 찾아서 그들이 또 다음 세대에 이러한 영적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속적인 영향력의 비결
18세기 부흥운동을 이끈 웨슬리와 휫필드는 탁월한 설교와 사역으로 당대에 위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수천명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부흥의 역사를 주도했다. 그러나 웨슬리의 사역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바면 휫필드의 사역은 당대에 머물렀다. 이러한 차이는 어떤 이유 때문일까? 많은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휫필드는 대중설교에 집중한 반면 웨슬리는 밴드라는 소그룹 사역을 강조하고 교회 내의 소그룹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하고 훈련하는 사역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준비된 리더가 사역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말은 결코 지나치지 않다. 주위에서 사람을 세우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는 교회를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와 같이 바울을 위해 목숨이라도 내어줄 만큼의 깊은 사랑과 동역의 관계를 맺고 있는 준비된 평신도 사역자가 몇 가정만 있어도 그 교회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빌 도나휴는 『소그룹을 망치는 7가지 실수』라는 책에서 19세기에 북극탐험에 도전했던 영국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북극 탐험을 나서는 이들이 2~3년이라는 장기간의 여행에 대비해서 가지고 간 장비는 겨우 여분의 증기 엔진 하나와 12일 치의 석탄뿐이었다. 그들은 석탄을 더 싣는 대신 각 배에 1,200여 권을 소장한 서재와 장교와 선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 식기 세트, 순은 접시 등을 실었다. 이들은 북극에서 입어야 할 방한복 같은 것도 가져가지 않았다. 몇 년 후, 에스키모들이 이들의 얼어붙은 유해를 발견했는데 선원들은 아름다운 해군제복을 입고 순은 식기 세트와 초콜릿이 실린 구명보트를 끌고 있었다고 한다.
소그룹 사역 역시 북극 탐험에 못지 않게 끈기와 준비가 요구된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면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장비를 준비해야 하며 이것들을 운용할 수 있는 준비된 지도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모든 것은 리더십에 달려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지도자를 세워가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리더를 만드는 일은 땀과 수고를 요구하는 힘든 일이다. 사람들에 변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힘든 씨름을 해야 하며 해산하는 수고를 통해서만 온전한 지도자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목회자들은 이렇게 사람을 세우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힘든 과정을 피해가고 있다. 가능한 한 쉽게 사람들을 만들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프로그램 몇개 거쳐가면 원하는 모습의 소그룹 리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환상 속에 너무 순진한 목회를 하고 있는가 점검해볼 일이다.
소그룹 지도자의 자질과 역량
오늘날 교회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소그룹 지도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널리 알려진 스티븐 코비의 표현을 따르자면 성품과 역량을 갖춘 믿을 만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소그룹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성품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가는 제자의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을 닮은 인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산다고 해도 예수님 닮은 인격이 없다면 그는 교회 안에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성령 충만한 삶의 표지는 예수님을 닮은 인격이다(갈5:22). 이러한 목표를 향해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는 자세가 되어 있을 때 지도자로 쓰임받을 수 있다.
소그룹 지도자는 소그룹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룹 지도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다음의 네 가지 요소로 정리할 수 있다.
리더십
소그룹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리더십이다. 리더십이란 사람들에게 꿈과 비전을 나누고 함께 그 목표를 이루어갈 수 있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다음의 질문을 가지고 리더십을 확인해 보자. 자시의 가슴속에 있는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는가? 앞장서서 사람들을 이끄는 책임감이 있는가? 자신이 가르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
돌봄
소그룹 지도자는 평신도 목회자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목양은 그들의 핵심사역이다. 사람들을 사랑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가? 영적, 육적 삶의 필요를 돌보고 있는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로만 아니라 온몸과 마음으로 경청할 수 있는가?
소그룹 인도
모임을 잘 이끌기 위한 기술도 필요하다. 모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가?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그들의 말에 마음을 담아 경청하고 있는가? 토론을 이끌어갈 수 있는가? 성경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는가? 모임의 시작과 마무리에 아이스 브레이크를 잘 활용하는가? 목표에 대해 평가하는가?
재생산
소그룹의 목표는 재생산이다. '빈의자'를 만들어 놓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을 소그룹의 목표로 삼고 있는가? 불신자를 전도대상자로 삼기 위해 관계를 맺고 있는가? 소그룹이 나뉘어질 때 그에 따른 고통을 최소화하고 축제 가운데 새로운 소그룹을 탄생시키는가?
목회자가 지도자 계발의 열쇠
이러한 수준의 인격과 역량을 갖춘 소그룹 지도자를 어떻게 계발할 수 있는가? 지도자 계발의 핵심적인 열쇠는 담임 목사의 모델이다. 사람들은 들은 대로 살지 않고 본대로 산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실제로 보고 경험하기까지는 그들이 이해할 수 없다. 소그룹 사역의 첫걸음은 담임 목회자가 소수의 핵심 지도자들과 더불어 이러한 소그룹의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소위 원형(prototype) 소그룹을 제시해야 한다. 평신도 지도자를 계발하는 제자훈련은 이러한 원형 소그룹의 맛을 보도록 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소그룹 지도자 계발은 학교 교실과 같은 환경에서 소그룹에 관한 몇 가지 강의로 이루어질 수 없다. 말씀 앞에서 삶을 나누며 인격적인 관계를 맺음으로 변화를 경험해야 한다.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소그룹 지도자를 원한다면 제자훈련 과정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하고 담임 목사와 깊은 사랑의 교제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은 소그룹 지도자들이 이끌고가야 할 이상적인 소그룹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이런 과정이 없이 소그룹을 맡기게 되면 사사시대의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소그룹이 운영될 것은 너무 뻔한 이치다. 하지만 이런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손쉽게 뭔가를 이뤄보려는 얄팍한 유혹이 많은 교회의 소그룹 사역을 망치고 있다.
그러므로 좋은 평신도 동역자를 갖기 원하나면 목회자부터 준비되어야 한다. 소그룹의 원리를 이해하라. 좋은 소그룹의 모델을 찾아 견학하고 이러한 소그룹의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수그룹을 체험해야 한다.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제자훈련 세미나와 제자훈련 체험학교는 이러한 준비를 하기에 좋은 경험의 장이 될 것이다.
잠재적 지도자에게 도전하라
목회자가 소그룹 목회에 대한 개인적인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가능성 있는 성도들에게 소그룹 지도자가 되도록 도전해야 한다. 교회 안에는 숨어있는 잠재적 지도자들이 많다. 아직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계발되고 맡기기만 하면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성도들이 많이 있다.
오브리 말퍼스는 이렇게 진단한다. 교회에서 50퍼센트의 성도들은 사역에 헌신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40퍼센트는 사역하고 싶지만 어느 누구로부터 일하자고 제안받거나 훈련을 받으라고 권유를 하지 않았다. 은사와 능력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역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성도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격려와 도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동기를 부여함으로 그들이 훈련받고 헌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설교를 통해서, 주보나 교회 신문의 지면을 활용해서,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비전을 나누도록 하는 것은 소그룹 사역의 기초를 닦는 중요한 일들이다.
현재 소그룹이 운영되고 있다면 소그룹 안에 에비 지도자를 키워가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도제(apprentice)와 같이 옆에서 소그룹 지도자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때로는 사역의 한 부분을 고유함으로 경험의 폭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리더를 양성하는 훈련과정(제자훈련)에 들어가도록 격려하고 연결해 주어야 한다.
참여와 경험을 강화하라
지도자 양성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참여와 경험이다. 교육학에서 제시하는 통계를 보면 사람들이 듣는 것의 10퍼센트를 기억하고, 보는 것의 50퍼센트를 기억하고, 말한 것의 70퍼센트를 기억하지만, 듣고 보고 말하고 참여한 것의 90퍼센트를 기억한다. 변화를 일으키는 사역자로 세워가기 위해서는 성경적 원리들이 삶 속에 자리잡을 때까지 가르쳐지고 경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 주어야 한다.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소그룹 지도자는 소그룹 환경 안에서 키워져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제자훈련 과정은 1년의 기간 동안 삶의 변화와 영적 성숙을 경험하도록 돕는 최적의 소그룹 환경이다.
교회 안에 아직 소그룹이 없다면 예비 지도자들에게 모범적인 교회의 소그룹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부산의 호산나교회가 처음에 제자훈련을 시작했을 때 제자훈련을 수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항공편을 제공하면서 사랑의교회 소그룹 현장을 참관하도록 한 것은 좋은 예가 된다. 이와 같이 똑같은 평신도의 입장에서 이끌어가는 소그룹을 경험하는 것은 엄청난 충격과 도전이 됨과 동시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만든다.
사람을 세워가는 것이 단순한 정보전달로 가능하다면 짧은 몇 번의 세미나로 충분하겠지만 인격적 변화를 경험하도록 돕고 목회자와의 인격적 관계를 세워가기 위해서는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시간을 길게 잡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유교와 불교적 문화에 깊숙이 젖어 있는 한국적 상황에서 말씀이 요구하는 삶과 인격으로 다듬어지기 위해서는 변화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소그룹이라는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토론을 하고 서로가 부대끼면서 삶을 나누는 소그룹 리더십을 몸에 익숙하게 익히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특별히 제자훈련을 받게 되는 이들은 앞으로 목회자와 더불어 교회를 이끌어 가는 핵심 그룹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담임 목사와 함께 목회철학을 공유하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 만큼의 깊은 관계를 세워가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시간을 함께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치있는 일에 대가를 지불하라
소그룹 사역의 핵심은 지도자 양성이다. 이 일에 실패하면서 속룹 사역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대가를 치르고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도자를 세워가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람을 키우지 않고 뭔가를 이루려고 하는 목회자는 어리석은 목회자이다. 가치있는 일에는 그만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