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으로 조절되는 우리 몸의 근육이...
김 성일 목사(빅토빌예수마음교회 담임목사)
우리 동네 코스트코 옆에 헬스센터가 처음 생겼을 때 최고의 관심이었던 실내 수영장이 있다는 말에 아주 빨리 등록하고 건강을 위해 각종 운동기구도 자주 이용하고 수영도 해야겠다는 결심 아래 다녔습니다. 그런데 예상하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가끔 자주 수영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 왜 그런가하고 직원에게 물어보니 수영장 안에서 어르신들이 무의식중에 물속에 실례하셔서 물을 갈고 소독을 하느라 그렇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원래 호기심이 많았던지라 왜 실례를 하게 될까를 생각해보다가 조사를 해보니 우리 몸에 오십여 개의 괄약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 그중 요도괄약근과 항문괄약근은 정신력으로 조절할 수도 있는 후천적 근육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생의 동물들은 배변을 조절하지 않고 그냥 마려우면 아무 데나 싸버리기 때문에 발달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일반 동물들은 배설하게 될 때 그냥 흘러나오는 대로 배뇨와 배변을 합니다. 시골길에서 소나 말을 보면 걸어가면서도 바닥에 툭툭 떨어뜨리는 배설물을 본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아주 어릴 때부터 대소변조절에 있어 아무리 급해도 참도록 철저하게 훈련을 받기 때문에 사람은 어린아이 시절 기저귀를 차고 다니면서 배뇨와 배변에 대한 조절을 강요당하고 그것이 습관적으로 잘 이루어지게 되면 기저귀 없이도 그 이후의 성장 과정을 지내게 됩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사람의 습관은 보통 3세부터 이뤄지는 배변 훈련이나 쉬는 시간에만 용변을 보도록 훈련되고 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면 쉬는 시간까지 참으라는 고통도 주문받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러지 않겠지만…. 학교에 들어가면서 익히게 되는 습관입니다. 그러나 특히나 학교를 입학하면. 이때 발달하는 근육이 바로 괄약근(括約筋)입니다, 문화어로는 오무림살이라 하는 근육은 고리 모양으로 생겼는데, 인체의 필요로 인해 소화 기관 등의 어떤 통로를 여닫는 것을 제어합니다. 다른 말로 조임근이라고도 하는 괄약근은 수많은 동물에게서 볼 수 있으며, 인간에게는 50개 이상의 괄약근이 있다고 합니다. 이 중 몇 개는 큰 구조로 되어 있고, 일부는 현미경으로 봐야 할 만큼 작은데 특히 수백만 개의 모세혈관전 괄약근이 그러합니다. 괄약근은 죽음에 이르면 이완되며 유체가 흘러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괄약근 중 필자가 말하는 근육은 요도괄약근과 항문괄약근을 말하는 것인데 이 근육은 케겔 운동이라는 것을 통해 사람의 생명이 끊어지고 나면 이완되어버린다고 합니다. 어르신들과 상담하다 보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요실금이나 변실금이니 하는 말도 그 근육과 관련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만성 변비로 고생을 하게 되는 것도 이 근육의 문제이고 오줌이 지린다든가. 항문괄약근은 이중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그중 정신적 지배를 받는 외항문 괄약근이 잘 발달하여 있습니다.
그러나 습관적 억압의 정도가 지나치면 마려운 느낌을 자꾸 참아 그게 습관이 되면 내항문 괄약근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기력해지고, 결국 대변이 직장 벽을 자극해도 배변 반사가 잘 일어나지 않게 되고, 인간의 머리로 만든 근육인 외항문 괄약근만 발달하게 된 결과 만성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대사회입니다. 이 시대의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본이자 권력이며, 자기 관리의 증표입니다. 형식적으로는 계급과 신분이 사라진 이 시대에 자동차, 주택 소유, 혹은 출신 대학 등이 자신을 드러내는 새로운 신분재(身分財)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그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바로 '몸'입니다. 몸은 언제 어디서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몸에 암묵적인 등급이 매겨지다 보니 '예쁘고 젊고 건강하게 보이는 몸'만이 가치 있는 이 사회에서 '추하고 늙고 병든 몸'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사회적 지위를 뜻하는 '신분(身分)'이라는 한자처럼 정말 '몸이 나뉘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몸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마음을 외면하는 게 아닙니다, 원래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 때문이기에 몸 챙김이 곧 마음 챙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너무 머리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도 살아가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최소한 몸이 주는 신호에 대해서는 깨어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정신으로 조절되는 생활 속의 근육들을 꼽아본다면 가정 먼저 기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도는 해보아야 더 잘하게 되고 처음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소원을 빌던 것이 점차 다른 사람들의 문제들까지도 품고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올바로 정신을 붙잡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기도이고 기도하면 할수록 더 깊은 세계로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속해서 기도하다 보면 정신으로 조절되는 또 다른 근육이 생겨남을 경험합니다. 그것은 나만 돌보던 것에서부터 다른 사람을 돕고 지역사회를 섬기며 세계를 가슴에 품고 봉사하는 근육이 생겨납니다. 나은 세상을 위해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정치적인 판단을 하여 조절하고자 할 때 삶 속의 근육으로 나오는 것은 선거에 대한 태도입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함으로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에 자신의 한 표를 찍음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행동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