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기억되는 한 인물이 나오기까지 그래도의 소신을 가진 조력자
김성일 목사(빅토빌예수마음교회 담임목사, 빅토밸리 한인 목사회 회장)
올해 3월은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일 운동하면 그 가운데 동참했던 수많은 사람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유관순 누나라는 말이 입에서 뱅뱅 돕니다. 여러분도 이미 잘 알고 계시지만 그럼에도 유관순 누나를 자세히 소개해본다면 학생임에도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를 반대하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출생부터 살펴보면 유관순은 1902년 12월 16일, 천안 근처에서 기독교 신자인 부모님의 5명 자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났고 출생 후 3년이 지난 후 일본군이 한반도를 장악했으며 8년 뒤인 1910년 일본에 의해 강제병합되었습니다. 유관순은 이화학당의 고등부 1학년 학생으로 16세가 된 1919년 3월 1일 급우들과 3.1만세운동에 참가했으며 5일에는 급우들과 서울 남대문에서 행진하다 일제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지만, 이화학당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조선총독부는 3월 10일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그런데도 유관순은 몰래 입수한 3.1 독립선언문 사본을 들고 자신의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가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3.1 운동을 전파하며 항의시위를 독려했습니다. 4월 1일에는 천안 아우내 장터에 만세운동을 위해 3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일제 헌병대는 모인 사람들을 겨냥해 총을 쏘아 19명이 사망하게 됩니다. 비록 유관순은 무사했지만, 사망자 중에는 유관순의 부모도 있었습니다. 몇 주 동안 계속된 독립시위운동에서 7천 명 이상이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유관순을 포함해 약 4만6000명은 투옥되었습니다.
유관순도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었으며 감옥 내에서도 투쟁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래도 유관순은 투옥 중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으깨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라고 썼고 “내 나라에 내 목숨을 바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회한입니다”라는 말도 남겼다고 합니다. 지하 독방으로 이송되었지만 그래도 독립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유관순은 반복적으로 구타 및 고문을 당했으며, 그 후유증으로 1920년 9월 28일 옥중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그때 유관순의 나이 17세였습니다. 이러한 유관순의 삶을 생각하다 보면 그녀 옆에 신앙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영향을 끼친 조력자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사람은 바로 미국 선교사 앨리스 해먼드 샤프(Alice H. Sharp)인데 유관순의 양어머니로서 어린 유관순을 충남 병천에서 데려다가 자신의 양녀로 삼아 영명 학교에서 중등과정을 2년간 가르친 후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려고 자신이 일하던 이화학당에 교비 장학생으로 유학을 보내 공부하게 했습니다. 엘시스 샤프 선교사를 통해 현대교육과 기독교를 알게 되었고 그 가르침들은 하나님 안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기독교 사상이었고, 그 사상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 만세를 주관하고 외치게 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유관순의 조력자였던 앨리스 샤프 선교사는 1900년 조선에 파송을 받아 일제가 미국 선교사들을 추방하던 1939년까지 조선에서 사역했습니다. 일생을 조선을 바친 그녀가 조선을 떠날 때 68세의 노인이었습니다. 은퇴 후 미국 엘에이지역 파사데나의 은퇴선교사 양로원에서 1972년 101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역사의 인물에 대해 조력자가 부모일 수도 있고 스승일 수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봅니다. 수많은 사람을 가난의 죽음에서 살리는데 자신의 삶을 바쳤던 마더 테레사가 운영하던 인도 캘커타의 어린이집 벽에 새겨있는 열 가지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자기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람들을 사랑하라. 당신이 착한 일을 하면 사람들은 다른 속셈이 있을 거라고 의심할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당신이 성공하게 되면 가짜 친구와 진짜 적들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성공하라. 오늘 당신이 착한 일을 해도 내일이면 사람들은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정직하고 솔직하면 공격당하기 쉽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게 살아라. 사리사욕에 눈먼 소인배들이 큰 뜻을 품은 훌륭한 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 그래도 크게 생각하라. 몇 년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도 탑을 쌓아라.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면 보따리 내놓으라고 덤빌 수도 있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헌신해도 칭찬을 듣기는커녕 경을 칠 수도 있다. 그래도 헌신하라. 사람들은 약자에게 호의를 베푼다. 하지만 결국에는 힘 있는 사람 편에 선다. 그래도 소수의 약자를 위해 분투하라. 어떤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 역사의 인물이 되도록 조력자로 살면서 그래도의 각오로 사는 인생이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혼자서 역사에 남을 일은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은 누구의 조력자이며 어떤 소신으로 살아가는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