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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인 곳,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곳은 어디에나 갈등이 있다. 교회 안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심지어 말씀을 나누는 자리에서도 인간관계의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제자훈련은 인격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교육환경인 소그룹에서 말씀을 나누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자신을 새롭게 빚어가는 전인격적인 훈련이다. 귀납적성경공부의 방법을 통하여 서로 생각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며, 인격과 삶이 예수님을 닮아가도록 훈련 받게 되는 것이다.

교역자와 여러 훈련생들 앞에서 다른 곳에서는 오픈하지 못하였던 자신의 연약함과 부끄러운 모습을 말씀 앞에 비추어보며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는 훈련이다. 지도자는 훈련생들 간에 하나 됨을 많이 강조하게 되고, 훈련생끼리 친형제 같은 친밀감과 기쁨, 슬픔을 함께 느끼고 나누도록 이끌어간다.

이러한 요소는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것이 더욱 조심스러워진 현 시대에 마음을 열 수 있는 좋은 믿음의 친구들을 얻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며, 이는 제자훈련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 흐를수록 성격과 문화가 충돌한다

그러나 이것은 장점도 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한 편으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인간관계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깊이 있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제자훈련은 특성상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의 내면 깊은 부분까지 오픈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서로 다른 성격과 생활 문화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주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모습이 거슬리고 점점 싫어지고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서로 하나 되는 것 같아서 편안하게 말하고 대하다가 결국은 자신이 오픈한 것을 후회하고 마음을 닫아버리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제자훈련 중에 있었던 일이다. 서로 다른 성향의 자매가 훈련 중에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서로 거슬리기 시작했다. 두 자매는 감정을 숨기는 형이 아니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이들이었다. 그렇게 서로가 불만스러움을 표현하게 되자 갈등은 표면화되었다. 교역자가 있는 곳에서는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왠지 분위기가 서먹하고 어색함이 이어졌다.

그들은 교역자가 없는 자리에서 서로 충돌하여 관계는 더 악화되었고, 그 분위기는 제자훈련 전체에 확산되었다.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었다. 물론 나중에는 잘 해결이 되고, 둘 사이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더욱 친한 사이가 되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둘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훈련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일은 일방적인 강의식 성경공부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귀납적 성경공부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제자훈련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훈련생들 각자의 특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혼자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말만 했다 하면 잘난 척하고 자랑하는 사람, 남의 말에 끼어들어 반박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매사에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분위기를 싸늘하게 하는 사람, 남들은 마음을 다 열고 이야기 하는데 자신은 절대로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 등 여러 성향의 모습들이 나타난다.

이렇게 훈련생들의 다양한 특성들이 드러나면서 어떤 사람에 대한 거부반응이 점점 마음속에 쌓일 수 있다. 함께 훈련 받는 동료가 싫으면 제자훈련도 싫어진다. 이런 갈등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 "이러면서도 제자훈련을 계속 받아야 하나? 차라리 훈련을 안 받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신앙인격과 삶의 변화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된다.


훈련생 각자의 신앙 인격이 빚어지는 과정

이러한 갈등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 훈련생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간의 부족함과 연약함 속에서 나오는 갈등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나의 신앙인격을 빚어 만드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첫째, 훈련생 서로가 허물을 덮어주어야 한다.

훈련생들끼리는 서로가 공사 중인 사람으로, 불완전하고 허물이 많은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서로가 부족하고 허물이 많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치유 받고 변화 받아야 할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훈련생 서로가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훈련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것에 대하여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훈련생들의 모습에서 장점을 찾아 배우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획일적으로 창조하지 않으셨다. 다양한 과일과 아름다운 꽃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세심한 사랑의 손길을 느끼게 되고, 각기 개성과 모습이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다양함이 공동체에 얼마나 유익한지 깨닫게 된다. 나와 똑같은 유형의 사람들만 모여 사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셋째, 사랑으로 서로를 돌보아야 한다.

제자훈련은 주님의 인격을 닮고 주님처럼 살기 위한 훈련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을 빼놓고 주의 말씀을 따를 수 없다. 우리가 정말 이 지체들을 사랑하고자 결단한다면 우리 가운데는 회복이 있고 치유가 있고 진정한 의미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사랑은 주님의 명령이요 주님의 기대이다. 해도 좋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꼭 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랑은 결단이다. 감정적으로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건강한 관계는 서로 상처를 주지 않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약함을 끌어안을 수 있는 관계이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가운데 그 따뜻한 사랑이 형제의 마음을 적시도록 흘려 보내고 순간순간 하나님과 사람에게 기쁜 샘물 같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도자의 교통정리가 중요하다

훈련생들의 갈등관계를 방지하고 해소하기 위해서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직장이나 교회와 가정, 어디든지 리더에 따라서 그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리더가 그 모임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서 갈등이 일어날 요인이 생길 수도 있고, 제거될 수도 있다. 지도자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훈련생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관계가 일어날 때 이를 방지하고 해소하기 위해서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도자는 결코 부정적이어서는 안 된다. 모든 훈련생들에 대하여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사랑하고 격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은 비록 인격 수준이 낮아도 훈련생의 미래를 내다보고 가능성을 볼 줄 알아야 한다. 훈련생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끝까지 기다려주고 기대하는 긍정적인 자세로 대하여야 한다. 지도자가 먼저 인정하고, 기대하고 기다려준다면, 다른 훈련생들도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 배울 것이다. 반대로 지도자가 인정하지 않고 함부로 대한다면 그 훈련생이나 그를 지켜보는 다른 훈련생들까지도 그를 인정하지 않고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대하는 모습 속에서 용납과 기다림과 기대하심을 배워야 한다.

둘째, 갈등 요소를 미리 방지해야 한다.

갈등이 일어날 만한 요소에 대해 미리 교통정리를 해줌으로써 갈등을 방지할 수 있다. 물론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그 사실을 충분히 숙지시키지만, 실제 훈련에 들어가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성향대로 말하고 행동하기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혼자서 말을 다 하려고 말끝마다 끼어드는 경우, 지도자가 적절하게 잘 처리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그 부담은 훈련생들이 지게 되고 거부감이 쌓여 갈등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셋째, 인간관계 세미나를 활용할 수 있다.

피플퍼즐세미나나 MBTI 등을 하는 것도 훈련생들이 서로를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유형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인도자가 이런 세미나를 잘 이해하여 훈련시간에 훈련생들에게 적용하고 훈련생들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선장으로서 제자훈련의 긴 항해를 순항으로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인간적인 연약함 속에서 나오는 갈등을 사탄이 파괴적인 것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도록 늘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될 때에 훈련생들 속에서 나오는 보이지 않는 미묘한 갈등이 훈련생들의 신앙 인격을 더욱 성장, 성숙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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