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번 기도, 100번 전화, 10번 만나 전도
새문안교회 전도상 이애리 씨
"2000년 전에 죽은 예수가 왜 날 위해 죽었다는 거야. 말도 안돼."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지체부자유자인 남동생이 병으로 사망하자 이애리(54·새문안교회 집사)씨는 더 이상 기도하지 않았다. 1년에 제사를 20번 넘게 지내는 종가에서 불교신자였던 아버지의 눈을 피해 몰래 교회에 다니던 그였지만 동생이 허망하게 삶을 마감하자 예수님을 부정했다.
그러나 27세 되던 해 예수님을 만나면서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탈리아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 그룹 회사 여직원들의 노래 지도를 했었다. 이때 직원관리를 하던 총무를 만났다.
"총무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대요. 그래서 아내와 40일 동안 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 부흥회에서 노래를 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어요."
3일간의 부흥회 마지막 날, 목사님 설교 중 로마서 8장 1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정죄함이 없나니"란 말씀에 망치로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다음날부터 매일 새벽기도에 나갔다. 목회자 아들도 만나 결혼하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성악공부는 뒷전이고, 오직 예수만 바라보았다. 유학생과 상사 직원들을 전도하러 다니며 10년간을 뜨겁게, 거의 사찰집사처럼 지냈다.
"이때의 저는 마리아가 아니라 마르다와 같은 사람이었어요."
귀국해서는 새문안교회에서 지휘자의 부인으로 높임만 받았다. 아이들 레슨을 하며 돈에 욕심도 부렸다. 그러나 주일성수, 선교도 열심히 했다. 틈만 나면 전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을 전했지만 예전에 어려운 사람, 어릴 때 동생을 돌보며 불우한 사람을 돕겠다던 서원은 모두 잊어버렸다. 결국 7년 전 맹장과 담석 수술을 하고 병원에 눕게 됐다. 그러나 병문안 온 목사님께서는 서원한 대로 살지 않는다고 야단쳤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회개했다.
하나님이 손을 대시면서 점점 세상과 멀어지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때부터 사람들이 이씨를 귀히 여기게 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상담을 요청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울면서 함께 기도하며 전도한다. 올해는 4개월간의 새생명축제에서 25명을 새 신자로 등록시켜 전도상을 받았다.
"1000번 기도하고 100번 전화하고 10번을 만나는 게 제 전도 전략이에요."
상담을 잘하는지 의문이 들어 지난해부터 새문안교회에서 목회상담 과정을 듣고 있는 이씨는 오는 11월 수료한다. 그의 바람은 치유센터를 세워 아픈 여성들과 함께 농사지으며 사는 것이라고 수줍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