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땅 이야기
미국 : 세상에서 3번째로 땅덩어리가 큰 나라
러시아 캐나다 보다는 작지만 중국 보다 큰 나라 면적 : 9,826,675㎢(내수면 포함)
한국 (남한지역으로 한정)의 약 100배.
얼마나 큰 땅인지 상상도 잘 되지 않는 땅덩어리. 서부 로키 산맥과 일부 사막을 제외하면 밀과 옥수수와 목화가 대충 씨를 뿌려 두면 저절로 자라고 조금 거친 땅에서는 석유가 콸콸 쏟아지고…
복받은 땅 미국 땅.
미국은 저 거대한 땅을 어떻게 다 먹을 수 있었을까?
대략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부터 저 땅덩어리를 다 차지한 걸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거기엔 사상최고의 대박을 친 부동산 거래가 있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로 부터 알래스카를 샀다는 것은 잘 알지만 이 거래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 미국의 초 대박 부동산 거래 한건을 소개합니다.
1803년 갓 독립한 신생국 미국지도, 저 땅 전체가 미국 땅인게 아니라 동부의 주황색 지역만 신생 미국 땅입니다.
가운데 녹색 굵은 테두리 안에는 루이지애나 라는 지명과 PURCHASE라는 글이 보입니다. 누구에게서 샀다는 겁니다.
루이지애나의 어원은 ‘루이의 땅’이란 의미의 ‘루이지앵’입니다.
루이란 누구냐? 프랑스 왕 루이 14세를 말합니다. 저 땅은 프랑스 땅이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
1803년 당시 프랑스의 지배자는 흔히 나폴레옹이라고 말하는 나폴레옹 1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였습니다.
나폴레옹이 미국에게 저땅을 팔아 넘긴겁니다.
가격은 단돈 1500만 미국 달러 (약 7500만 프랑). 정확히 말하자면 현금은 6000만 프랑만 받고 1500만 프랑은 미국에 지고 있던 빚을 퉁 쳤습니다.
땅 값 km2당 겨우 7달러.
‘루이지애나’라고 해서 지금의 미국 루이지애나 주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땅 전체의 이름이 루이지애나였습니다.
그 땅에 지금의 미국 각 주를 표시한 것이 아래 지도 입니다.
녹색으로 표시된 땅 전부.
현 루이지애나에서 몬태나, 노스다코타에 이르는 광대한 땅.
거래 전 미국 영토보다 큰 땅. 지금 미국 국토의 약 1/4에 달하는 땅을 단 돈 1500만 달러에 샀습니다.
이걸 2012년 물가수준으로 환산하면 약 230억 ~240억 달러 (약 25조원), 그 정도면 우리도 큰 맘 먹으면 살 수 있는데… (팔라고 한번 해 볼까요?)
그럼 프랑스 나폴레옹은 천하의 등신 멍청이라서 그런 헐값에 저 땅을 팔았냐?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프랑스는 당시 전쟁 중이었고 전황도 그리 만만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저 땅을 개척할 자금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미시시피 강의 수운 등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프랑스와 교역 협상을 위해 특사를 보냈는데 나폴레옹이 ‘교역권이니 뭐니 골치 아프니까 그냥 사라’더라는 겁니다.
똘똘한 미국 특사는 ‘이게 웬 떡이냐’며 대통령으로 부터 위임받은 전권의 한계를 넘어 덜컥 팔겠다는 문서에 사인을 하고 돌아 왔다고 하네요.
대통령은 주제넘는 짓을 한 특사를 갈구기는 커녕 잘 했다면서 바로 서명을 했고 의회는 격론 끝에 그걸 승인하고….
그런 코미디 같은 과정을 거쳐 이런 어처구니 없는 거래가 성립됐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현명한 거래,
전쟁 등 강제 수단이 동원되지 않고 평화적으로 진행된 사상 최대의 영토 거래.
이로서 당시 미국의 영토는 졸지에 2배로 불어 났습니다.
이 거래 덕에 미국 서부 개척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그건 북미 인디언의 비극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때까지 멕시코 땅이었던 텍사스가 분쟁지역으로 떠 오르게 됐고 텍사스가 분쟁지역화함으로써 미국-멕시코 전쟁이 일어나고 그 결과는 다들 아시는 대로 미국의 승리로 끝났죠.
첫 지도를 다시 봅니다.
미국은 그 댓가로 텍사스는 물론 캘리포니아 및 그 북부 (지도에서 진한 갈색으로 표시된 부분)를 다 먹습니다. 리오그란데 강을 경계로 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은 이때 거의 결정됐습니다.
토지 거래 한건이 이후 수백년 미국 역사 및 세계사의 줄기를 뒤 바꿔 논겁니다.
미국의 러시아와의 알래스카 거래도 엄청난 대박이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