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육이나 청소년 상담 세미나를 하게 되면 부모들이 종종 묻는 질문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청소년들의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 문제와 또 하나는 용돈에 관한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용돈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 얼마나 자주 주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반면에 청소년들은 그들 나름대로 용돈 부족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1999년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대전지부가 대전지역 청소년 4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소비문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용돈을 받는 청소년(334명)중 군것질과 유흥비로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63.8%(213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외에 의류비로 사용한다가 15.8%(52명), 교통비 10.5%(35명), 용돈을 저축한다는 청소년은 5.1%(17명)이었다. 월 평균 용돈은 2만원 이하 18.9%(63명), 3만원 이하 21.9%(73명), 4만원 이하 21.2%(71명), 5만원 이하 16.1%(54명)등 2만 -5만원의 용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용돈에 대한 만족도에 있어서 만족한다, 대체로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34.2%(114명)이고 보통이다가 36.2%(121명)반면에, 대체로 불만족한다 18.8%(63명), 불만족한다 10.8%(36명)가 29.6%였다. 게다가 응답자 중 용돈을 받지 않고 있는 청소년은 전체의 16.5%(66명)나 되었다. 용돈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0.2%(101명)가 이 유흥이나 오락 등 여가 비용이 부족할 때라고 답했다(한국일보 1999년 11월 6일).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들은 유흥비와 오락비 등이 부족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가출, 아르바이트, 심지어는 성매매나 범죄 등에 연루되는 경향도 있다. 대구에서는 전교에서 1-2등 하는 한 여중생이 아버지의 부모로 용돈을 마련하고자 원조교제를 한 사건이 있었다. 또한 최근 이화여대 한국여성염구원 김애령 교수(조선일보, 2003년 2월 11일)는 1,2차 신상공개와 관련된 성매수 대상 청소년 414며의 경찰, 검찰진술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조사결과 성매매 당시 가출 중이던 청소년은 54.6%였으나 가출하지 않은 경우도 46.4%에 달했고, 학업을 중퇴한 경우는 58.0%였으나 학업을 중단하지 않은 경우도 41.8%에 달했다. 그런데 성매매를 하게 된 계기가 '용돈, 유흥비마련'(51.5%), '생계비 마련'(27.4%)등 경제적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용돈이나 유흥비, 때로는 생계비 마련을 위해 성매매에 빠져드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이것은 돈의 가치와 사용과 연관이 있다. 부모들은 얼마나 용돈을 준다면 안전한 것일까 질문을 하겠으나 그보다 먼저 용돈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첫째, 부모는 용돈을 얼마나 주느냐 보다 돈 쓰는 것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돈 문제 뿐 아니라 자녀들이 자신의 욕망과 충동을 어떻게 해소하고 통제하고 조절하느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인터넷 게임이나 약물에 집착하거나 의존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술이나 도박 등 무절제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경향이 높다. 즉 자신의 욕구나 충동을 조절하는 훈련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은 어떻게 해서든 충동해소를 위해 용돈을 마련해야 하며, 그것은 비도덕적 해우이나 범법행위도 서슴치 않게 만든다. 따라서 자녀들의 충동조절 능력과 돈 사용이 밀접한 연관이 있음으로 용돈 사용의 지도가 필요하다.

둘째, 용돈을 관리하는 것은 단지 돈의 소중함을 배우는 것 뿐 아니라 돈을 쓸 때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하는지를 배우게 되는 매우 중요한 학습 경험이다. 따라서 돈을 사용할 때 어떤 우선순위에 의해서 결정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떤 가치 판단이 따르는지를 배워야 하고 그것은 부모와의 생활 경험과 가르침이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결국 돈 쓰는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서 장래의 경제적 감각과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떻게 용돈을 줄 것인가?

먼저 부모가 기억해야 할 것은 자녀들이 달라고 할 때 수시로 주는 것 보다는 일정하게 정해진 시기에 주는 것이 더 좋다. 그러나 어린 자녀들일수록 돈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2-3일 또는 3-4일에 한번씩 주다가 10대로 가면서 일주일 한번으로 그 기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같은 자녀들일지라도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그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충남대 김영신 교수(가정관리학과) 등이 지난 95년 초등학교 4-6학년 36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분석하여 다음과 같이 밝혔다(여성동아 발췌).

김교수는 어떤 변수들이 이런 결과를 낳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용돈을 정기적으로 받는 아이들이 비정기적으로 받는 아이들에 비해 용돈 사용계획을 잘 세우고 용돈 기록장도 잘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용돈의 규모를 부모와 아이가 상의해 결정하는 쪽이 용돈 사용계획과 용돈기록을 잘 했다. 김 교수는 결론에서 "용돈의 사용계획을 세우고 용돈 기록장을 쓰는 행동은 구매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아이들이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용돈관리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들의 합리적인 용돈관리는 어머니의 가계부 기록 여부와 부모의 쇼핑에 자녀를 참여시키는 정도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처럼 정규적(요일이나 날짜는 정해두는 것이 좋다)으로 용돈을 주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배우도록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정확하게 용돈을 기록하는 훈련은 힘들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이다. 위의 조사에서 용돈 기록장을 쓰는지를 묻는 설문에 항상 쓰는 아이는 8.5%에 불과했고, 34.8%는 '가끔 쓴다', 56.7%는 '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적은 액수일지라도 정기적으로 주어서 스스로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도록 해야한다.

셋째, 용돈의 사용범위를 규정해야 한다. 수시로 용돈을 주게 되는 것은 큰 액수거나 학용품 등을 사야할 때가 있다. 따라서 용돈은 교통비, 군것질, 오락에 사용하고, 학용품 또는 책 등은 부모가 사줄 수 있다. 문제는 부모가 사주어야 할 것과 자신이 용돈으로 해결해야 할 것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용돈의 사용 용도가 정해져야 어느 정도가 적절한 용돈인지 결정할 수 있고, 또한 사용처 외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할 때 부모가 교육하고 때로는 거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가 기억해야 할 것은 용돈을 사용하는 데는 사용처와 용돈 범위내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넷째, 그렇다면 얼마나 용돈을 주어야 하는가? 대한 어머니회에서 2001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의 경우 한달에 3만3천원을 적정선으로 권장하고 있다. 의류구입비 4천원, 학용품비 2천원, 교재비 6천원, 간식비 4천원, 보건위생비 2천원, 교양오락비 2천원, 선물 구입비 2천원, 종교활동비 1천원, 개인저축 6천원, 기타 4천원 등이었다. 이러한 용돈의 양은 학년, 통학거리, 친구 등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따라서 같은 또래 학년 청소년들의 일반적인 용돈을 알아보고, 자녀들과 대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자녀들에게 용돈을 결정할 때 가능하다면 필요한 것 보다 조금 더 주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너무 적게 주면 필요한 것만큼 채우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너무 지나치게 많이 주면 돈을 쉽게 얻어 낭비하는 습관을 배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간의 저축이나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렇기에 아굴은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도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언 30:8-9)라고 기도한다. 경제적인 풍요나 궁핍이 신앙생활에 저해요소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자녀들에게 너무 인색하거나 너무 많이 용돈을 주는 것은 자녀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녀들의 용돈 문제와 연관해서 부모들이 기억해야할 다섯가지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집안 일을 도운 대가로 용돈을 주지 말라. 왜냐하면 집에서 해야할 마땅한 일(예를 들면 청소, 설거지 등)에 금전적 보상을 해주면 당연히 해야할 일과 노동을 구별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특별한 일(부모의 구두닦기, 차청소 등)에 참여했을 경우에는 적절한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럴 경우 돈 보다는 자녀들이 원한느 물품으로 해 주는 것이 낫다.

2. 아르바이트는 최후의 선택으로 허락하고, 필요하다면 방학 때 하도록 지도하라.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통해서 일의 가치를 배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돈을 멋대로 쓰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 따라서 생계나 꼭 필요한 경우를 제오하고는 최후의 선택으로 하고, 방학 등을 이용해서 경험하게 한다.

3. 힘들지만 용돈 기록장(가계부)을 쓰게 한다. 명절 때 어른이나 친지들로부터 돈을 받았을 경우에 평상시에 어떻게 할 것인지 자녀와 의논한다. 예를 들면 저축, 성금, 십일조 및 헌금, 그리고 자기 사용을 어떤 비율로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통해서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점검하도록 한다. 또한 저축은 용돈으로 하게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어렸을 때부터 훈련하게 한다. 십일조 및 헌금, 성금 및 이웃을 구제하는 훈련도 계획에 따라서 지출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권장한다.

4. 자녀한테 미안한 마음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 하지 말라. 특히 맞벌이 부부 경우, 또는 자녀들과 자주 시간을 갖지 못하는 아버지들의 경우 미안함을 물질로 보상하려는 경향이 있다. 물건을 사주거나 용돈을 많이 주는 것보다 함께 있는 것이 더 중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5.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하도록 가르쳐서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도록 돕는다. 필요한 것은 꼭 사야겠지만 원하는 것을 꼭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인지 필요한 것인지를 묻게 하고 그에 따라 결정하여 선택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일년여전 한 여고생의 성매매 사건은 청소년의 돈문제에 경각심을 일으키게 한 사건이었다. 평범한 맞벌이 부부 집안의 딸인 장모양(고3)은 "돈을 쉽게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후배의 말을 듣고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하여 9개월 여 동안 270여차례 2038만원을 벌었고, 11쪽이나 되는 가계부에 그 동안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특성과 받은 액수를 기록해 두었다. 그 학생은 벌은 돈 모두 옷을 구입하고 먹고 마시는 데 썼다고 하면서 "남은 돈은 없어요. 금방금방 많이 생기니까 얼마나 쓰는지도 몰랐죠."라고 밝혔다(조선일보, 2001년 8월 20일).

여기에 보면 청소년들이 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윤리 문제와 돈의 가치 및 사용등의 문제가 망라되어있다. 쉽게 벌어 수입은 기록했으나 어떻게 썼는지는 기억 못하는 청소년, 그리고 그것의 사용 대부분이 옷구입과 먹고 마시는데 썼다는 충동적 구매와 삶의 태도는 꿈을 키워가야 할 청소년들을 병들게 하였다.

하나님의 경제에는 "공돈이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기에 성경은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3:10)고 말씀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일의 가치와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므로 자녀에게 용돈을 얼마나 주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에 대한 성경적인 개념과 자신의 욕구와 충동을 조절하는훈련이며, 그것은 부모에게 부과된 자녀 양육의 주된 과업이다.

*참고문헌

http://www.hk.co.kr/11_4/199911/h1451380.htm

http://www.homenote.co.kr/main_data_Y2K11/02_12_061.htm(여성동아에서 발췌 요약)

래리 버켓 저. 조성표 역. 돈 걱정없는 가정. 기독교대학설립 동역회 출판부. 1992

하워드 헨드릭스 책임편집. 부부의 시간 사용과 물질관리. 파이디온 선교회.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