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로서의 삶을 생각하며
김성일목사(빅토빌예수마음교회 담임목사)
1980년대 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가 공통된 고민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시 한국에서부터 직접 북한을 방문할 수 없었기에 북한방문의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것 말고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나 별반 차이점을 갖지 못할 시기를 보냈습니다. 심지어 나름 애국자라는 의식 속에서 이민후 장기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고 있다가 선교차 멕시코방문하고 돌아올 때마다 국경 검문소에서 너는 아직도 그린카드를 가지고 있느냐는 면박(?)에 시민권을 딴 사람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한 자격을 부여하던 미국 시민권의 혜택(?)도 이제는 이달 하순부터 미국인의 북한여행 전면금지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결정은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사건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웜비어(22세)씨는 2015년 말 중국에 기반을 둔 관광회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가 주최한 5일간의 새해맞이 북한 관광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관광 상품에는 그를 포함해 총 11명의 미국인이 참가하고 있었으며 원래 계획대로라면 2016년 1월 2일 비행기를 타고 다시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1월 2일에 웜비어 씨는 복귀편 비행기를 탑승하던 중 1월 1일 양각도 국제 호텔에서 체제 선전물을 절도했다는 죄목으로 북한에 체포되고 맙니다. 또한 두 달 후인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억류되는 상황 속에 있게 됩니다. 거의 1년 6개월을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지난 6월 13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오토 웜비어(22)씨는 6월 19일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미국 시민이 강제 억류 후 송환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사망함에 따라 미국 내 대북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이에 따라 가뜩이나 냉각된 북미 관계도 더욱 냉각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던 가운데 북한에 대한 전방위 압박 조치를 강화하는 조치의 일환으로도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 중 하나인 관광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 정부에서는 외국인의 북한 여행이 김정은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자금줄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북한으로의 관광을 완전히 금지함에 따라 북한과 아주 가까운 나라를 제외한 서방 세계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조처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무부는 그동안 북한 여행 경보를 정기적으로 발령해왔지만, 웜비어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습니다.
미 국무부는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여행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지난 7월 21일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의 이유로 "북한의 법 집행 체계에서 심각한 체포 위험과 장기간 구금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른 것이라며, 해외 여행객이 쓰는 돈이 모두 북한이 무기 프로그램 개발 비용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여행 전면 금지 조치를 승인했다고 헤더 노어트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이번 국무부의 북한여행 금지 조치는 8월 하순부터 시행되게 되는데 다만 인도적 목적의 방문 등 특수한 목적의 북한 방문의 경우 시효가 제한된 특별여권을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합니다. 좌우지간 미 시민권자에게 주어지던 혜택(?)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현실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미국 시민권자이든 영주권자이든 여행자이든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살필 필요가 있겠다 하겠습니다. 먼저 이민자들에게 주시는 사도 바울의 음성으로 여러분에게 말하기 원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다 함께 나를 본받으십시오. 여러분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은 것과 같이, 우리를 본받아서 사는 사람들을 눈여겨보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여러 번 말하였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마지막은 멸망입니다. 그들은 배를 자기네의 하나님으로 삼고, 자기네의 수치를 영광으로 삼고, 땅의 것만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그곳으로부터 우리는 구주로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은 만물을 복종시킬 수 있는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변화시키셔서, 자기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이 되게 하실 것입니다.(빌립보서 3:17-21)
나의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대속의 역사를 감당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세주로 받아들이고 나의 인생의 주인으로 모셔드리게 될 때 주어지는 천국의 시민권을 가지고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으십시다.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교회의 출결석여부만을 가지고 불확실한 상태에서 착각하기보다는 진실한 복음으로 말미암은 회개 속에서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진실한 그리스도인들은 비록 그들이 이 땅에 살고 있을 동안일지라도 그들의 시민권을 하늘에 가지고 있는 자들입니다. 우리의 집은 이 세상이 아니라 저 세상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의 집이 있으며 또한 그가 곧 가게 되기를 바라는 하늘나라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교제를 가지는 자들과 교제를 가지며, 자신의 시민권을 하늘에 두고 있는 자들과 사귐을 갖는 것은 유익한 일이기에 여러분 모두 이러한 확실하고도 분명한 주님의 은혜 속에 사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