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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옮기는 이유
우리나라 교회신자 100명 가운데 80명 가량이 교회를 옮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인들이 다른 교회로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목회자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소형교회를 다녔던 신자들이 주로 대형교회로 옮아가는 추세를 보인 것도 큰 특징이다.
교회성장연구소(소장 홍영기 목사)가 창립 11주년을 기념해 국내 종교계 최초로 조사한 '2003년 한국교회 교인 수평이동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회신자들은 평균 2.4번이나 교회를 옮기는 등 수평이동이 잦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년동안 전국 9개 도시에 거주하는 9개 교단의 만 18세 이상 1,0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교회를 수평이동한 경험이 있는 신자는 76.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실제 이동횟수는 1번이 34.9%, 2번 28.8%, 3번이 22.3%(평균 2.4번) 등 전체의 76.5%가 스위칭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교회안 수평이동이 매우 빈번한 현상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교인들은 이동 후에는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옮긴 교회에 대해서 78.0%, 목회자에 대해서 87.6%, 교회교육에 대해서 77.2%가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신앙상담, 지역사회주제, 교회행정 등에 대해서는 50% 이하의 만족도를 표해 아쉬움이 많음을 드러냈다.
또한 교인들은 대부분 소형교회에서 대형교회로 옮겼다. 개척교회, 소형교회, 대형교회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 조사에서 교회수평이동 이전에는 개척교회의 비율이 17%에서 이동후에는 6.5%로 대폭 줄어든 반면 대형교회는 이동 이전에 31.9%에서 48.8%로 16.9%나 증가했다. 이같은 교회의 대형화와 세속화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성장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사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교회이동 현상에서도 확연히 드러난 셈이다.
한편 신자들이 교회를 옮기는 이유는 목회자와의 갈등이 33.7%로 가장 높았다. 이사와 직장 등 환경적인 교회이동도 각각 21.7%, 31.6%였지만 이는 연구의 의도와 무관한 항목이어서 배제됐다.
교인들은 목회자의 권위적이고 허세적인 인격, 자기감정적이고 준비없고 반복적인 설교에 회의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옮긴 후에는 목회자의 설교가 마음에 들고(21.64%), 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으며(20.9%), 예배분위기가 좋아서(17.7%) 등의 순으로 정착이유를 답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임태현 연구팀장은 "한국교회 신자들이 영성있는 목회자를 원하고, 살아있는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답한 것은 우리 신자들의 신앙이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키워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응답교인의 44.4%가 종교생활을 중시하고 21.7%가 영적생활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교회가 늘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는 의식을 지녔다는 걸 뜻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회참여 및 봉사'를 위해 교회를 택한 이는 전체 응답교인수의 1.4%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직 우리나라 교인들이 사회참여에 눈뜨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교회성장연구소는 내년 1월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들레헴 성전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한국교회 성장방향에 대한 제언, 전문가의 주제발표 등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