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정보통신연구원 유형석 목사
1. 서론
어느날 운전을 하다가 조상현 명창이 연주한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장면을 듣다가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 판소리 공연을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즐겁게 들으시는 모습을 보았다. 이렇게 나이가 어느정도 든 사람들은 말로만, 목소리만 가지고도 전달이 가능하고 감동이 가능하다. 장년목회의 부흥을 원한다면, 담임목회자가 주일설교 한번만이라도 조상현 명창이 판소리하듯 감동적으로 설교해서 지속적으로 은혜를 끼치면 그 공동체는 당연히 큰 부흥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 교회 주일학교 사역자가 매주일 예배 때마다 1시간 가까이 판소리 하듯이 감동적으로 설교한다고 생각해보자.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일부 상위 5% 아이들 제외하고는 주일날 교회가자고 하면 아마 대부분 몸서리를 칠 것이다. 어른은 어른에 맞게 아이들은 아이들에 맞게 그 발달단계와 세대별 특성에 맞는 접근방법과 전달방법을 사용할 때, 말씀은 올바로 전달되고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2. 주일학교의 위기 진단
흔히들 주일학교가 위기라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아이들을 낳지 않아 아이들 숫자가 계속 줄고 있다. 문화적으로, 교회는 더 이상 가장 재미있는 곳이 아니다. 교회적으로, 교회의 양적 성장이 멈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주일학교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오늘의 주일학교 학생 수는 내일의 장년성도 숫자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주일학교의 위기와 침체가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많은 학자들이 주일학교 위기의 근원을 학교식 모델의 실패에서 찾는다. "주일학교"의 "학교"라는 말 자체가 이미 실패를 태동하고 있으며 탈근대에 맞지 않는 근대의 산물이며 어린이사역 청소년 사역은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신앙과 삶을 전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지이다. 일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묻고 싶다. 우리 주일학교가 언제 학교식 모델이라도 제대로 한적이 있었느냐고 말이다. 비좁은 교육관에 성인용 장의자에 앉아 어른예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예배와 설교,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혼자 설교하는 공과공부. 이것이 대부분 주일학교의 모습이다. 요즘 공교육에서 이렇게 수업하는 학교는 없다.
학교식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주일학교가 "주일"만 있었지 "학교"가 없었다는데서 주일학교의 위기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최근 수년간 학교교육은 매우 큰 발전이 있었다. 학생수가 줄어 교육환경이 쾌적해 졌고, 교육방법이 이제는 주입식교육만 하는 수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교실마다 컴퓨터와 대형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20여년 전과 비교할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데 같은 기간동안 20년전의 주일학교와 오늘날의 주일학교를 비교해 보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괘도가 OHP로 바뀌고, 조금 큰 교회는 OHP 대신 액정비전이 생겼고, 전반적으로 아이들의 숫자가 줄었다는 것 외에는 20년 전과 오늘날의 주일학교는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왜 한국의 교회교육은 수십년 동안 그렇게도 똑같은 모습일까? 이것이 오늘 함께 하고 싶은 우리의 고민이다.
3. 미국교회 주일학교의 다양한 변화와 분화
미국의 그룹퍼블리싱에서 격월간으로 편찬하는 "어린이사역"2002년 7-8월호에 의하면 미국의 주일학교에서 인기있는 교육모델은 대체로 6가지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표와 같다.
그럼 우리 한국교회의 주일학교 모델은 어떤 모델에 가까운가? 대그룹/소그룹 모델의 형식에 내용은 성인예배 모방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모교회라는 미국교회는 이렇듯 다양한 주일학교 모델들을 개발해서 어린이/청소년 교육에 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몇몇 교회들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주일학교를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하여 둘로스 정보연구소는 강력한 목회자용 자료관리 프로그램과 함께 한국교회 주일학교의 부흥과 성장을 컴퓨터와 멀티미디어를 통해서 돕고 섬기고자 하는 것이다.
4. N세대와 멀티미디어 교육
그렇다면 왜 멀티미디어인가? 바로 우리 아이들이 N세대이기 때문이다. N세대는 인터넷과 함께 자란 77년 이후 출생세대로서 컴퓨터를 매개로 사이버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는 세대이다. 그들의 특징은 "쌍방향성"이며, "대리문화"가 아니라 "참여문화"를 중시한다. 그러므로 N세대에게는 N세대의 특성에 맞는 접근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멀티미디어란 컴퓨터를 이용하여 디지털 방식으로 상호작용적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 두가지 이상의 복합매체를 말한다. 멀티미디어의 특성으로는 정보의 디지털화, 정보의 네트워크화, HCI기술, 상호작용성을 들 수 있다. 정보의 디지털화는 표준화와 대량복제와 배포를 가능케 하고, 정보의 네트워크화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보의 공유를 가능케 하며, HCI 기술은 입력과 출력에서 컴퓨터와 인간을 매개하는 각종 기술들-GUI, 음성인식, 가상현실 등의 발달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상호작용성은 쌍방향적 정보전달을 가능케 한다. 그러므로, 멀티미디어의 "상호작용성"과 N세대의 "쌍방향성"이야 말로 N세대에게 멀티미디어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한 근거가 된다.
이 멀티미디어를 이용하여 주일학교 온라인교육이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해 웹을 기반으로 예습, 복습, 숙제, 교제, 상담이 가능하며 주일만 모이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동영상으로 강의를 녹화하여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고, 플래쉬를 통해 성경을 애니메이션화 하여 제공할 수 있다. 전자우편으로 과제제출과 질의응답이 가능하며, 게시판으로 질의응답, 자료업로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대화방(채팅)을 통해 실시간 강의와 회의가 가능하며, 메신저를 통한 1:1 상담과 전체공지사항 전송이 가능하다.
또한 주일학교의 오프라인 모임인 주일예배 시에도 플래쉬나 파워포인트 등을 사용하여 멀티미디어 예배와 교육이 가능하다.
5. 창의적 교육방법
그러나 멀티미디어 교육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쌍방향성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아이들이 쉽게 실증을 낼수도 있으며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소규모 공동체에서는 비경제적일 수도 있다. 따라서 교회는 멀티미디어만 도입할 것이 아니라. 모든 교육프로그램에 참여와 쌍방향성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를 들면, 커다란 물고기 모형을 만들어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본문을 체험을 통해 공부할 수 있으며, 골리앗 인형을 세워놓고 돌팔매를 던지는 게임도 할 수 있다. 그리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조금만 생각하고 노력하면 어린이의 참여와 쌍방향성을 살려주는 주일학교 교육이 가능하다.
6. 멀티미디어 교육 현장 소개
필자가 섬기고 있는 일산장로교회에서는 예배순서에 어린이의 참여와 쌍방향성을 살려주는 여러 시도를 통해 어린이들의 흥미와 주의집중도를 높이고 있으며, 파워포인트와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사용한 설교와 협동학습 방법을 사용한 공과공부는 어린이들의 성경본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어 어린이들이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성경을 읽고 배우는 것을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
7. 멀티미디어 교육의 설계
멀티미디어 교육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을 세워야 한다. 목적이 분명하면 그 목적의 실현을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도입하게 된다. 필자가 주일학교에서 멀티미디어 교육을 설계한 목적은 어린이들이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고 성경의 말씀에 따라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의 사역팀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었다. 말씀이 살아서 전달될 때, 부흥의 열매는 찾아오게 마련이다.
체계적이고 균형잡힌 커리큘럼을 먼저 정하고 그 커리큘럼에 따라 1년, 분기, 월별, 한주간의 성경본문을 정하라. 그리고 그 본문에서 어린이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주제와 교육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따라서 찬양, 설교, 활동, 공과공부 등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8. 결론
최근에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룰라는 노동자당 출신의 좌파인사이다. 그는 국민들에게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 말자"라고 외쳤다. 그리고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한국의 주일학교는 변화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변화는 두려운 일이다. 수십년을 같은 틀과 내용을 유지해온 한국의 주일학교는 변화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하자. 그 작은 변화를 통해 어린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 변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말씀의 부흥이 일어날 수 있다면, 그래서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린이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참고문헌
교수·학습과 교육공학/ 박숙희 외, 학지사
교수법 베이직/케네스 갱글 외, 도서출판 디모데
멀티미디어 배움터/ 최윤철 외, 생능출판사
영성과 감성을 하나로 묶는 미래교회/ 레너드 스윗, 좋은 씨앗
교회교육의 새로운 접근-교육교회2002.2/ 박상진,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