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학교의 첫 번째 만남의 주제는 아버지의 영향력입니다. 지원한 아버지들은 토요일 오후 5시에 섬기시는 분들의 따뜻한 환영 가운데 강의실에 들어서고,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조용히 흐르는 영상 음악을 듣고 보며 마음을 정리하게 됩니다. 5시 15분경에 찬양이 시작되는데, 이때의 찬양은 아주 쉬운 것, 그리고 오랫동안 귀에 익숙했던 찬양을 하므로 교회를 다니지 않거나 오랜만에 교회를 찾으신 분들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찬양 후에 회중과 아버지학교를 위한 대표기도가 이어지고 곧이어 아버지에 관한 영상물을 시청하고 바로 아버지학교에 대한 소개를 하게 됩니다. 소개에 이어 모두 일어나 아버지학교의 구호를 외치게 됩니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많은 분들이 이 구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이어서 각 조별로 이름과 조 구호를 정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각 조별로 강단 앞으로 나와서 자신을 간단히 소개한 후 조 이름과 구호를 제창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빠른 시간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버지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게 하며 또 소개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신앙의 색깔과 종교의 유무를 떠나,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떠나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며 아버지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끝난 후에 저녁식사 교제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식사시간 이후에는 간단한 찬양의 시간을 갖고 아버지학교를 먼저 수료한 한 형제가 나와 자신의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자신은 어떠한 아버지의 밑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자랐으며, 현재 어떠한 영향력을 자녀들에게 끼치고 있는지를 약 15분에 걸쳐 나눕니다. 이 짧은 간증의 시간을 통해 지원하신 아버지들로 하여금 오늘의 주제인 아버지의 영향력을 생각하게 하며, 자신들의 아버지와의 관계를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간증에 이어 바로 첫 날 주제인 아버지의 영향력에 관한 전반부 강의가 약 40분간에 걸쳐 진행됩니다. 강의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심지어는 교회까지도 흔들리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그 문제의 근원은 바로 가정의 붕괴에 있습니다. 한 나라의 수준은 가정을 넘어 설 수 없습니다. 가정의 수준이 나라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가정의 수준을 결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아버지입니다. 가정의 수준은 아버지의 수준을 넘어서기가 어렵습니다. 한 아버지가 바로 설 때 가정이 바로 서고, 가정이 바로 서야 교회와 국가도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인간 사회와 동물의 세계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동물의 세계에는 인간 사회와 같은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다는 것입니다. 동물학자들은 동물의 세계에서는 '애비가 없어도 새끼는 잘 자란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인간 사회는 어떻습니까? '아버지가 없어도 자녀는 잘 자란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실제로 미국사회를 보면 근래에 학교 폭력이 심각해져 총기를 난사하고,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는 그런 비극을 보고 있습니다. '사회는 발전하고 삶은 더 풍요해지는데 왜 자녀들은 점점 더 난폭해져 가고 있을까요? 미국의 학교장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한 결과 그 원인을 '가정의 아버지의 부재' '잘못된 아버지의 부정적 영향력'으로 분석하고, '아버지를 가정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 '아버지의 부정적 영향력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버지를 가정에 있어서 하나님의 대리자로 세우셨습니다. 아버지의 부재는 곧 영적 질서의 붕괴입니다. 영적 질서의 붕괴 속에서 자란 자녀들이 권위에 순종하지 못하고, 가치관의 혼돈 속에서 점점 난폭해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있어서 거울입니다. 자녀들이 자기의 정체성을 세울 때 본으로 삼는 심리학적 거울입니다. 아버지는 바로 자녀들에게 있어서 세상을 여는 창이며, 하나님 아버지를 만나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합니다. 율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사랑의 하나님을 경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무서운 아버지, 늘 잘 못했을 때 혼내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라 하나님 아버지를 벌주는 무서운 분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잘못된 영향력은 3-4대에까지 이릅니다. 실제로 아브라함의 가계를 보면 아브라함의 잘못된 영향력이 계속 야곱의 대에까지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위기의 순간에 사라를 '누이'라고 속여서 팔았던 사람이엇고, 그 가정에는 편애가 있었고 또 자녀가 그 집을 떠나야 하는 비극이 있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이삭의 가정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삭은 위기의 순간에 리브가를 역시 '누이'라고 속여 팔았으며 그 가정에도 편애가 있었습니다. 에서를 사랑한 이삭, 야곱을 편애한 리브가, 결국 야곱이 그 가정을 떠나 나그네의 삶을 살아야만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영향력입니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말한대로 살지 않습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들이 또 폭력을 행사합니다. 미국사회학자들의 통계에 의하면 폭력적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들의 70%이상이 또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입니다. 자라면서 아버지의 폭력에 상처 받고 우는 어머니를 붙들고 울며, '나는 이 다음에 절대로 아버지같은 인간을 닮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아들이 커서 아버지가 된 다음 아내와 자녀들에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알콜 중독 때문에 가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나는 이 다음에 커서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을거야!'라고 다짐했던 아들이 커서 알콜 중독자가 되고, 술 때문에 그 가정에 엄청난 고통을 주게 됩니다. 실제로 알콜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이 일반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보다 알콜 중독자가 될 확률이 4배가 높다는 사실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표정, 여러분의 삶의 태도, 여러분의 얼굴, 말투, 모든 것이 어쩌면 여러분 아버지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말이 있듯이 아버지는 자녀들의 삶에 강한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력을 받았고, 그 영향력을 어떻게 여러분 자녀들에게 남기고 있습니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며 전반부 강의를 마칩니다. 강의 후에는 조별 나눔이 있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어떤 아버지였는지?, 어떤 영향력을 받았는지, 또 어떤 영향력을 자녀들에게 남겨주고 있는지...'등을 약 30분간에 걸쳐 나눈 후, 2-3명이 나와 전체적으로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던 30대 후반의 한 형제는 학교 영어 선생님이셨던 아버지로부터 영어 시험을 못 보았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 보는 앞에서 선생님이셨던 아버지로부터 뺨을 맞게 되었는데 잘못해서 고막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 일로 그는 아버지를 미워하고 용서하지 않았으며, 결혼해서 자녀들은 심하게 다루었습니다. 한번은 아버지가 시골에서 올라 오시는 날에, 아버지가 그렇게 귀여워 하는 자녀들을 유난히 혹독하게 다뤄 그날로 아버지께서 시골로 내려가시게 되었고, 그 후에는 연락을 끊으셨습니다. 그가 나눔 시간에 다른 형제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아버지는 그에 비해 너무 좋은 아버지였다는 것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께 용서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 형제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녀들과의 관계도 회복한 후 하나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이런 나눔을 통해서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자신과 자녀들의 관계와 영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 나눔이 끝난 후에는 후반부 강의로 마감을 하며, 좋은 영향력을 남겨 주기 위해서는 4가지의 기능을 잘 감당해야 함을 권면합니다.
첫째, 결속하는 기능입니다. 마치 축구팀의 감독처럼 온 가족을 하나로 묶는 그런 기능을 하라는 것입니다. 개인은 전체를 위해, 전체는 개인을 위해 각 개인이 갖고 있는 은사와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결속하는 기능을 잘 할 때 자녀들은 소속감을 느끼며 가치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사랑하는 기능입니다. 자녀들을 끝까지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훈계도 사랑입니다. 어떤 실수를 했다할지라도 "나는 너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너는 내 사랑하는 딸이다."라고 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그것이 바로 가정에 있어서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셋째, 인도하는 기능입니다. 아버지는 인도자입니다. 자녀가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가길 원한다면 아버지가 먼저 그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아버지가 가지 않는 길을 자녀들이 가길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넷째, 파송하는 기능입니다. 청지기로서 하나님의 선물인 자녀들을 잘 양육해서 하나님께로 되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선교사로서 세상에 파송하는 것입니다. 첫 시간에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므로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아니 그 이전 세대로부터 내려오는 잘못된 영향력을 이제 우리 대에서 끊자는 것입니다. 자신의 가문에 내려오는 잘못된 영향력을 단호히 끊고 새로운 가문의 역사, 이스라엘의 역사를 쓰게 했던 요셉처럼 이제 우리 가문에 내려오는 잘못된 영향력을 끊고 새로운 역사를, 축복의 유산을 남겨 주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후 간단한 예식이 있고, 아버지에게 쓰는 숙제를 내어 주고 첫 만남의 시간을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