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는 아이들

"우리 반 일등이 에표티의 열렬한 팬이거든요. 그 애는 에쵸티가 나오는 잡지는 다 사서 스크랩해요. 그리고 아이들끼리 돌려보면서 노래나 옷에 대해 평을 해요."

S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강모양이 들려주는 말은 연예인에 열광하는 것이 어른들이 생각하듯, 일부 날나리에 한정되어 있지 않음을 일깨워 준다. 요즘 N세대 사이에서는 신곡은 물론이고, 백댄서의 춤에서부터 새 미니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한 두 마디쯤은 평을 할 수 있어야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는다. 또한 취미 생활이 곧 학웝을 포기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요즘 집 앞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어김없이 보게 되는 친구들이 있는데, 바로 카세트를 들고 다니면서 공원 중앙에 음악을 틀어 놓고 춤을 추고 있는 학생들이다. 그들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거지(?)같은 옷 - 힙합 스타일의 헐렁한 옷 - 을 입고, 알아 듣지도 못하는 이상한 음악을 틀어 놓고 공원 한가운데에서 무리를 지어 춤을 춘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것을 당당하게 표현한다. 어른들은 그들을 나무라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이미 같은 세대의 친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새벽에 동대문에 가 보라! 옷을 파는 전문 매장 앞 무대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앞을 가득 메운 수많은 N세대.

▲거리의 '춤'에서 교회 예배당의 'CCD'로!

다행스럽게도 교회 내에서도 역동적인 N세대의 기운이 느껴진다. 기존의 조용한 워십댄스와는 달리 좀더 역동적인 춤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 수 있는 CCD(Contemporary Christian Dance)를 도입하는 교회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정적인 말씀 배우기와 기도하기에 흥미를 잃어가면서 새로운 대안 문화에 목말라하던 N세대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아무리 현대적 감각에 맞는 댄스라 할지라도 하나님께 찬양하는 도구로 CCD를 선택한 것이라면, 단순히 즐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몸짓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 바다를 건넜을 때 추었던 춤이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표현한 것으로 세상에서의 춤과 확실히 구별되었듯이(렘 31:13), CCD는 우리의 심령 속에서 자연스러운 기쁨과 감사에 대한 고백이 몸으로 표출되어야 하는 것이다.

▲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문화 중에 하나이다.

성경 곳곳에는 하나님께서 춤을 창조하셨으며, 하나님께 춤으로 영광 돌릴 때 기뻐하셧음을 알수 있는 대목들이 있다. 일례로 홍해를 건너 구원의 체험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리암의 인도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춤을 추는 모습(출 15:20)을 살펴보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 바다를 건넌 후 하나님께서 베푸신 놀라운 일에 그들의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고, 그 감격에 하나님을 찬양하며 춤을 추었던 것이다. 이것은 세상에서 추는 춤과는 차원이 틀린 구원의 감격을 춤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 외에도 오벧에돔의 집에 있던 여효와의 법궤가 예루살렘 성전으로 들어올 때 기뻐 춤을 추는 다윗의 모습(삼하 6:16절), 하나님의 백성을 약속의 땅에 부르시고 그 곳에서 평화와 복락을 누릴 때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표현한 말씀(렘 31:13)들은 세상의 춤에 빠져있는 N세대들에게 좋은 권면의 말씀이 된다. 또한 춤은 선교를 함에 있어서 언어와 문화권이 달라도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은혜를 끼칠 수 있다.

특히 춤을 좋아하는 N세대들에게 춤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들의 닫힌 마음을 쉽게 열 수 있으며 놀라운 전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이 그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몸으로 에배를 드리는 그날을 항상 꿈꿔본다.

결국 CCD는 교회 내의 N세대를 향한, 그리고 세상의 N세대를 항한 대안 문화로 올바로 정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N세대의 춤 문화를 우리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춤추는 에배자로 온전히 서도록 지속적인 신앙 훈련과 세상의 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안무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