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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어주는 가족


모 그룹 계열사의 해외영업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상국(가명) 부장은 부서 회식을 마치고 한잔 더 하고 싶었지만, 부하직원들이 핑계를 대고 모두 가버리자, 혹시나 해서 동기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집에서 쉬고 있거나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깨서 받는 친구들밖에 없었습니다. 그 또한 얼른 집에 들어가서 쉬면 되겠지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서라도 최대한 늦게 들어가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생긴 것은 1년 전입니다. 회사에서 마련한 강좌에서 강사는 "여러분, 자녀분들 학원 열심히 보내시지요? 그런데 그런 교육 아무리 시켜봐야 말짱 황입니다. 그 애들이 자라나서 여러분께 '쇠 빠지게 학원 보내주시고, 과외비 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저희가 모실게요.' 할 것 같습니까? 천만의 말씀! 자녀분들 학원 하나 더 보내는 대신, 늦더라도 함께 저녁 식사를 해보세요. 밥상머리에서 아빠와 자녀가 나누는 대화 속에 학원 하나 더 가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가르침과 배움이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문 강사의 열변에 취한 그는 당장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별 약속 없으면 저녁식사는 꼭 집에서 할 테니 그렇게 알고 준비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학원 갈 시간이 다 됐다며 식탁에도 안 앉으려 하는 큰딸, 식탁에 앉긴 했지만 눈은 제 방에 켜놓은 컴퓨터게임 화면에 꽂혀 있는 막내아들 녀석과 함께하는 어색한 저녁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그런 어색한 식사를 한 어느 날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이 부장의 귀에 막내아들 창석이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 엄마의 등 뒤에다가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빠 왜 집에서 밥 먹는대? 예전처럼 그냥 밖에서 먹고 들어오면 안 돼?" 아무리 철없을 나이라지만 아들의 얘기는 이 부장의 가슴에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다 잠든 뒤 침실에서 아내가 농담이라고 들려준 이야기가 결정타였습니다. "여보, 요즘 서울대 입학하기 위한 3대 요소가 뭔 줄 알아요?" "뭔데?"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이라네요. 호호." 농담이라고 한 얘기겠지만, 이 말은 이 부장에게 아물기 힘든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가족과 1시간(신인철 저)>에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오늘날 성공은 개인의 힘보다는 가족의 합작품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가족의 성공 공식을 "F(s) = ΣpA×fH"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F(s)는 함수의 결과 값, 즉 가족 모두의 성공(Family's Success)입니다. 가족의 성공지수인 F(s)는 각 가족 구성원의 역량 'pA(Personal Ability)'(합이 클수록 그 가족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짐)과 가족과 함께한 시간, 즉 fH(Family Hour)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시간이라는 변수의 크기는 단순히 시간의 많고 적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 10분이 되더라도 진실되고 보람된 시간을 가졌으면, 그 가족의 시간변수 'fH'의 크기는 수십 시간을 같은 공간 안에서 생활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뿔뿔이 저마다의 시간을 가졌던 가족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크고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1시간은 가족과 함께 보내라고 말합니다. 그 시간은 "아무 때나, 가족이 편할 때" 시간을 잡으라고 조언합니다. 이 시간에 서로 격려하며 작품집이나 기도회나, 산책 등 가족과 함께한 흔적을 어떤 형태로든지 남기라고 합니다. 

가족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부담이 되고 기생하는 관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저자는 김태철(가명) 사장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직은 식당에 식자재와 주방기기 등을 납품하는 업체의 영업부장이었습니다. 대출받아 식당을 시작했는데 장사가 되지 않아 불 꺼진 식당에 홀로 앉아 손님들이 남기고 간 소주를 한데 모아 마시며 한숨과 걱정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늦은 시간에야 집으로 들어가서 눈을 붙이는 것이 습관이 되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으로 가는데 평상시 같으면 독서실에 있어야 할 고2 막내아들이 아파트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독서실 안 가고 웬일이냐?"는 김 사장의 물음에 아들이 아무 말 없이 내민 것은 저금통장이었습니다. 통장 안에는 180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김 사장에게야 많은 돈이 아니었지만, 막내아들에게는 어마어마하게 큰돈이었습니다. 안쪽에는 포스트잇도 한 장 붙어 있었습니다. '제 전 재산입니다. 드리는 것이 아니고 '빌려'드리는 것이니 가게 대박 치시면 갚으시기 바랍니다. 아빠, 이 돈으로 찌라시도 돌리고 메뉴도 좀 개발하삼.' 김 사장의 가슴에서는 뭔가 울컥하고 뜨거운 것이 샘솟았습니다. 그 길로 김 사장은 그간 가졌던 부정적인 마음을 고쳐먹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의 식당이 처한 문제점과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메뉴를 단순화시키고 단골고객에 대한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노력으로, 불과 1년 만에 성공적인 식당 경영자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말씀합니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5:8)" 


-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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