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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 연구원 '성경적 물질관' 신학캠프 
초대교회 부정적 태도서 점차 '청빈' 강조 긍정적 인식
개인적 물질관 한계 여전, 공동체 위한 분배 관심 커져야


'교회는 역사적으로 돈을 어떻게 생각해왔나?' 


교회의 돈에 대한 태도를 역사적으로 조명한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느헤미야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신학캠프에서 신학자들은 "개신교회는 처음에 물질을 부정적으로 여겼다가 현대로 올수록 긍정적으로 인식했으나 구약성경이 강조했던 공동체를 위한 분배를 강조하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배덕만 교수(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는 '돈과 교회의 역사'를 주제로 초대교회부터 현대 한국교회까지 시대별로 교회들이 돈에 대해 취했던 생각들을 정리했다. 교회의 시작이 됐던 초대교회의 부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이었다. 초대교회는 세상의 것들에 대해 스토아적 무관심을 가르쳤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임박했다는 종말론적 기대도 있었고 교회 자체가 가난했던 배경이 있었다. 교회는 시간이 갈수록 부에 대한 불신과 가난에 대한 찬미를 발전시켰다. 

교부시대는 '긍정적'이었다. 부에 대해 정죄하지 않고 부를 바르게 사용하면 된다고 가르쳤다. 단 고리대금업에 대해서는 완고했다. 중세는 다시 '부정적'이었다. 중세교회는 돈을 타락한 세계의 산물로 간주했으며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양을 넘어선 재산은 영성에 해롭다고 가르쳤다. 특이한 것은 중세교회는 교인들의 수입 가운데 1/10을 주교들에게 내 이를 가난한 자 구제에 사용하도록 강제했다. 

종교개혁시대에 들어서 돈은 '긍정적'으로 인식됐다. 여기에는 이신칭의 교리가 한몫했다. 이신칭의에 따르면 구원은 기독교적 삶의 목적이 아니라 기초다. 따라서 청빈이나 자선은 원칙적으로 구원과 관계가 없다. 종교개혁자들은 부에 대한 성경적 경고들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물질적 빈곤을 추천하지도 않았다. 나아가 칼빈은 빈곤이 부만큼 영성에 위험하다고 했다. 칼빈은 이런 점에서 돈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그는 고리대업에 대한 스콜라적 가르침에 문제를 제기한 최초의 신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합법적 고리대업과 비합법적 고리대업을 구분했다. 가난한 자들을 억압했던 전문적 고리대금업자의 행위는 불법이라고 정죄했지만 고리대업은 상업적 맥락에서 합법적이며 필요하다고 여겼다. 

청교도들은 '긍정적'이었다. 그들은 성실, 절제, 그리고 소박한 삶의 윤리를 추구했다. 이러한 태도는 세속적 금욕주의를 양산했으며 오히려 부의 축적을 가능케 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종교개혁 이후 시대에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자본주의는 칼빈주의 윤리를 세속화시킨 측면이 있다. 배덕만 교수는 "개신교주의는 중산층의 존경과 일치하게 되었고 기독교적 덕성은 부르주아 가치와 연결됐다"면서 "종교개혁 이후 시대는 개혁자들의 사회혁명적 사고를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청교도들의 신앙을 이어받은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긍정적'이었다. 개인적인 물질 윤리를 강조했지만 부의 사회적 배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한국교회는 어땠을까? '부정적→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배 교수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미국의 근본주의적 기독교의 강력한 영향 속에 형성되었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돈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그리스도의 임박한 재림을 고대하는 묵시적 종말론의 영향과 청빈을 높이 평가하는 유교적 전통 등이 결합되어 소위 청빈론이 교회의 일반적 입장으로 통용됐다. 이러한 태도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겪고 세계 1, 2 차 대전을 통과하면서 더욱 강화됐다. 현실이 대단히 고단했고, 미래에 대한 소망이 상실된 시대에, 물질에 대한 탐욕 자체가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청빈적 태도는 한국전쟁을 통과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됐다. 한국전쟁 직후 해외의 원조물자가 교회와 목회자를 통해 배분되는 과정에서 목회자와 돈의 직접적 접촉이 시작됐고 이처럼 물질적 결핍시대에 역설적으로 오순절적 부흥운동과 기도원 운동이 현세적 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한국교회가 기복신앙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런 한국교회 내의 새로운 흐름은 1960년대에 박정희 정권이 추진한 근대화 정책에 의해 더욱 가속화됐다. 근대화는 산업화를 통해 구체화되었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이농현상과 도시화를 초래했다. 결국 한국사회가 산업자본 주의 체제에 진입하면서 한국사회의 동인으로 확고한 자리를 확보했다. 이것은 1980년대 강남개발과 함께 교회성장, 교회건축, 교회 대형화 현상을 초래했고 한국사회의 자본주의 체제가 완성되면서 '부자=축복', '가난=저주'의 등식이 자본주의적 설교의 핵심 내용으로 확고히 뿌리를 내렸다. 다행이라면 2000년대 들어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비판, 특히 교회의 대형화와 맘몬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맹목적 축복론에 대한 반성적 목소리가 다양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배덕만 교수는 "돈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은 이중적"이라면서 "돈은 하나님의 축복인 동시에, 참된 부는 물질적이 아니라 영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약성경이 말하는 소유권과 사용권'을 주제로 강연한 전성민 교수(웨스트민스터신대원)는 "구약성경은 개인의 소유를 인정했으나 안식년과 희년제도 등을 두어 강제적으로 부를 나누도록 했다"면서 "특히 희년제도는 정기적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교수는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룻기서의 보아스를 볼 때 구약은 공동체의 평등과 보편성을 원칙으로 두어 '사랑'의 동기로 제도를 뛰어넘는 나눔을 실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석민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는 "헌금이 기복적인 것이 되느냐 성경적인 것이 되느냐의 기준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느냐 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물질이 많아진 것이 반드시 하나님이 주신 복의 결과나 경건한 삶의 보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하나님의 복은 그리스도의 몸을 위한 것으로 공동체의 복으로 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신학자들은 오늘의 상황을 볼 때 개신교회가 '개인'과 '개교회'의 물질적 축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교회 공동체 전체'와 '사회'의 진정한 축복에 눈을 돌리는 물질관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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