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저는 이번 가을 결혼을 앞둔 처녀입니다. 결혼할 분은 직장생활에서 만난 분으로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청혼하면서 급격하게 성사가 되어 결혼날짜를 잡게 된 것입니다. 저보다 4살 위인 그분은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직장에서도 매우 성실한 분으로 알려져 있고 제가 교회 나가는 것을 좋아하시고 지난주에는 저희 교회에도 함께 나갔습니다. 앞으로도 가능한 한 교회에 나갈 뜻도 이야기하였습니다. 약혼 때는 별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결혼날짜를 잡으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으레 토요일쯤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그분 집에서는 주일날 직장사람들과 친척들이 모두 오실 수 있는 때에 그것도 교회가 아닌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간곡히 설명해도 그이는 결혼식만은 모든 분이 올 수 있는 날로 잡아야 하며 시어른의 불같은 호령이신데 이를 어기면 앞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오히려 저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주일은 성일인데 결혼식을 하는 것도 문제인 것 같고 주일을 어기고 결혼식을 하면 우리의 결혼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염려가 됩니다. 저의 부모님께서는 시어른이 원하시면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저는 마음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답변 -

좋은 분을 만나 결혼하시게 된 것을 먼저 축하드립니다. 신랑 되는 분이 같은 신자는 아니지만 교회 다니는 일에 대해 핍박하지 않고 오히려 함께 교회에 나가려는 뜻을 보여주니 그것도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하실 일이군요. 그런데 앞으로 함께 교회에 나가시다보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는 일인데 아직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식 날짜를 잡다보니 이견이 좁아지지 않아 안타까우시군요. 자매님 생각에는 신랑이나 시댁 어른들이 세상적 관점에서만 생각하시는 것이 답답하겠지요. 서로 생각이 같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지금 자매님은 서로 의견과 생각이 다른 한사람을, 또 그 한 가정을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아시다시피 여자는 자기와 다른 성별을 가진 한 남자와 또 남자도 자기와 다른 한 여자와 한 가정을 이루어 동고동락하게 되는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룰지라}(창 2:24-25)는 하나님의 창조의 뜻을 이루는 창조 사건입니다. 즉 결혼은 다시 말하면 서로 다른 사람끼리 만나 예수님께서 주신 새 계명인 {서로 사랑하라}(요 13:34-36)를 이루기 위한 기초공동체입니다. 바울 사도는 모든 신앙적 은사 중에 가장 큰 은사가 사랑이라고(고전 12:30-31)하셨습니다. 그러면 서로 의견이 다르고 경험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끼리 어떻게 사랑하라고 하셨을까요? 서로 같다면 특별히 사랑해야 할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욱 사랑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때 지혜와 창조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단 의견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 속상한 마음보다 수용적이고 사랑의 마음이 되신 다음 함께 정리해 봅시다. 지금 신앙적 이해가 없는 이분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앞으로 이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고 믿도록 도와야 하겠지요. 이분들을 복음으로 구원하는 것이 지금 나 혼자 신앙적 의를 지켜 구원받는 것보다 중요하겠지요. 그렇다면 신앙적 이해가 없다고 윽박지르거나 고집을 부리는 것보다 앞으로 이분들에게 신앙적 이해와 확신을 주는 노력을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혹 지혜를 발휘한다면 주일을 지키고 싶어 하는 자신의 간절한 심정을 온유한 말로 잘 표현하시고 정 부득이 하다면 주일이라도 대예배시간이 지난 오후의 어느 시간으로 잡아보는 것도 좋고, 장소도 꼭 출석하는 교회가 아니더라도 교통편하고 아름다운 교회를 택하여 신랑과 함께 가보는 것도 교회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결코 무례하지 않고 온유한 태도와 겸손한 태도가 그분들에게는 교회에 대해, 또 기독교 복음에 대해 신뢰와 사랑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행위적인 의보다 주님에 대한 자매님의 사랑을 보시기 때문에 신실한 사랑을 가지고 계신 한 자매님과 그 가정을 축복하실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결혼은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나가는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첫째 훈련입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결혼이 되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