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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전도사 닉 부이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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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전도사 닉 부이치치입니다.
머리와 몸통 그리고 아주 작은 발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아이. 마땅히 두 팔이 달려 있어야 할 자리에는 마치 무엇에 잘려 나간 듯 붉은 기운만 감돌 뿐 아무것도 없던 아이. 두 다리가 있어야 할 자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왼쪽 다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미처 자라지 못한 닭다리 같은 작은 돌기 하나만가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얼굴과 몸통뿐인 이상한 아이.
생전 처음 보는 모습에 의사도 간호사도 당황해 눈물만 흘린 채 부모에게도 보여주지 못했던 아이, 닉 부이치치.
이것이 바로 내 모습이었습니다.
아기를 본 그 누구도 감히 입 밖으로 말을 내뱉지 못했습니다. 새 생명의 탄생에 대한 축하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에 대한 안타까움도, 부모에 대한 위로도, 그 무엇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무엇보다 먼저 누구도 기뻐하지 못했던 저의 출생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러한 제 모습이 제 인생을 완벽하게 바꾸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보통 사람으로 평범하게 태어났다면, 오늘과 같은 삶-세계 몇 십 개국을 돌아다니며 희망과 복음을 전하는 '희망전도사'로의 삶-을 살 수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나는 '특별하게' 태어났습니다.
물론 제가 처음부터 그 특별함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였던 건 아니었습니다. 먼저, 왼쪽에 달린 단 두 개의 발가락으로 일상생활을 적응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죠. 몸에는 멍이 가시질 않았고, 포크를 잡은 두 개의 발가락에는 걸핏하면 물집이 잡혀 진물이 줄줄 흘렀습니다. 그렇게 날마다의 힘겨운 싸움을 하며 스스로 일어서는 법과 음식 먹는 법을 터득해나갔습니다 왼쪽에 자리 잡은 두 개의 발가락은 몸을 지탱해주는 지지대이자 손가락이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어린 시절엔 그런 내 몸이 전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팔과 다리가 없어 불편하긴 했지만 그저 남들과 생김새가 조금 다를 뿐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유치원에 간 첫날이었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나 유치원에 안 갈래요."
엄마는 아무런 내색없이 차분하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 닉? 친구들하고 싸웠니?"
"애들이 날 보고 손가락질하면서 놀렸어요. 같이 놀자고 해도 끼워주질 않아요."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지만 닉, 친구들이 놀리기만 하고 함께 놀지 않는 건 네가 특별해서 그래. 친구들은 아직 네가 특별하다는 걸 알지 못하거든. 시간이 지나면 친구들이 너의 특별함을 알 거야."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내가 특별하다는 사실이 싫었습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좋으니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었습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엄마는 저에게 또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닉, 너 그거 아니? 하나님은 너를 위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거."
그러나 학교에서도 역시나 나는 놀랍도록 다르게 생긴 놀림감일 뿐이었습다.
"얘, 닉! 넌 왜 우리하고 다르게 손하고 발이 없어?"
"닉, 너 이상해."
아이들의 놀림과 따돌림 속에 나는 매일매일 울면서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심할 때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나를 들어서 엉뚱한 곳으로 옳기는 아이들도 있었죠.
"그만둬! 제발 나를 다시 휠체어에 태워줘!"
나는 그렇게 소리 지르는 것밖에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 난 왜 이렇게 태어난 거야? 다른 애들처럼 왜 팔과 다리가 없어?"
학교에 다녀오면 엄마를 끌어안고 날마다 울부짖었습니다. 그렇게 물을 때마다 엄마 아빠의 대답은 늘 한결같았습니다.
"닉, 사람은 누구나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단다. 하나님은 왜 너를 그렇게 태어나게 하셨을까? 그건 너에게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야. 그건 하나님만이 아신단다."
엄마의 이야기에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곤 쭐래쭐래 학교에 가보지만, 나는 또다시 놀림감이 되어 울며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이해할 수 없었지요.
"하나님, 제게 팔과 다리를 주십시오. 그러면 더 놀라운 계획이 될 것 같습니다."
나는 끊임없이 나에게 팔다리가 생기기를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도하고 매달려도 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나는 점점 침울해졌고, 말도 웃음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온 마음으로 믿었던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자 화가 치밀었지요.
게다가 내가 그릴 수 있는 미래는 캄캄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결혼도 못 할 것이고,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잡아주지도 못할 것이며, 우는 아이의 눈물조차 닦아줄 수 없겠죠. 아이들의 놀림처럼 어쩌면 정말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이상한 인간인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철부지 여덟 살 때 처음으로 엄마에게 '죽고 싶다'고 얘기했다면, 그리고 열 살이 되었을 때 스스로 자살을 시도했다면 그 외로움과 고통이 짐작이 가실까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날처럼 하교 길에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팔다리가 없다고 손가락질하며 놀려댔지요.
"닉, 넌 나처럼 이렇게 팔을 못 돌리지? 팔이 없잖아!"
"에잇, 재수 없어. 저리 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지만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놀리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숫자를 셌습니다.
'하나, 둘, 셋, 넷… 열둘.'순간 나는 '열두 명이 아니라 딱 한 사람을 더해 열세 명이 나를 놀리면 모든 걸 포기하고 죽어버리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나님, 앞으로 한 사람만 더 놀리면 이제 인생을 포기할래요.'
속으로 계속 그렇게 중얼거렸지요. 그때였습니다. 한 여자아이가 내게 다가왔지요.
'드디어 열세 명! 올 것이 왔어!'
그런데 그때 여자아이가 어깨를 툭 치며 말했습니다.
"닉, 너 그거 알아? 너 오늘 정말 좋아 보여!"
"응? 뭐라고?"
"정말이야. 너 오늘 참 보기 좋다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팔다리가 없는 나를 보고 좋아 보인다니! 나도 모르게 환한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그 열두 명이 뭐라고 놀려도 이제 상관없어!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으니까!'
내가 볼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은 소경된 자에게 말씀하셨지요. 사람들은 소경된 자를 가리켜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이 사람이 소경이 된 것은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내가 항상 갖고 있던 질문이었죠. 그때 저는 아무리 기도하고 매달려도 바뀌지 않자 나는 내가 팔과 다리를 받을 만큼 착한 아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저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들어쓰려 함이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이 들어쓰시기 위해서라고? 마치 내게 말씀하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누구의 잘못 때문이 아니란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너를 사랑한단다. 너를 들어쓰기 위해서란다."
'나에게도 목적이 있구나.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구나!'
꽁꽁 얼어있던 마음이 봄날의 햇살처럼 녹아 내렸습니다. 그때 나는, 하나님께 나를 드렸습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어렴풋하게 느낀 것만으로도 나에겐 커다란 변화였지요. 그러자 왼쪽 다리 부분에 매달려 있는 두 개의 작은 발가락이 새삼스레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 동안 작은 두 발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식사를 하고, 전화도 받으면서 한 번도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자 두 발가락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하던지요.
사람들은 여전히 왜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들어주시지 않느냐고 종종 물었지만 이제는 상관없었습니다.
'내가 아내의 손을 잡아 줄 수 있을까? 함께 산책은 할 수 있을까? 우는 자녀의 눈물은 어떻게 닦아줄 수 있을까? 아이가 넘어지면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예전엔 이런 것들이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제가 한 사람이라도 영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면 팔과 다리가 없는 것 괜찮아요."
지금 저는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희망'을 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당에 숨을 죽이고 앉아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편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지요.
"안녕하세요. 닉 부이치치입니다."
사람들은 팔다리 없이 작은 테이블 위에 몸 하나로 버티고 있는 저를 가엾다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저는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밝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보시다시피 나에겐 팔다리가 없어요. 그런데 여기 닭다리 같은 드럼 채를 하나 갖고 있지요."
저는 '닭다리'라 즐겨 부르는, 왼쪽에 달린 발을 내밀며 흔듭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제 익살에 그만 웃음을 터뜨리지요. 저는 강연을 이어갑니다.
"저기, 제가 가야 할 목표가 있습니다. 저는 저곳을 향해 조심조심 걸어갑니다."
불편한 걸음걸이로 기우뚱거리며 테이블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조금씩 걸어갑니다.
"그런데 여러분, 아무리 조심스럽게 걸어도 길을 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넘어질 수도 있답니다. 이렇게 말이죠."
쿵-! 단상 위로 넘어지는 시늉을 하며 저는 앞으로 쓰러지지요.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지릅니다. 저는 다시 엎어진 상태에서 고개를 들어 왼쪽 발을 흔들었습니다.
"안녕!"
순간 잠잠하던 청중 사이에서 작은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넘어진 채로 말을 이어가죠.
"삶의 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넘어지기도 하죠. 그런데 말이죠. 살다 보면 아주 가끔씩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도저히 내 힘으로는 일어나지 못할 거라고 말이죠. 저를 보세요. 넘어져 버둥거리지만 짚고 일어설 팔도, 땅을 디딜 다리도 없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넘어진 저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청중은 조용합니다.
"넘어진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여기서 일어나는 건 불가능해. 지금 내가 당하는 고통은 아무도 몰라.'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 우울해지고, 외로움은 더해 갑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아, 이젠 포기할 수밖에 없어.' 그리고 방법이 없다고 확신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때 하나님이 말씀하셨죠. '기다리렴. 절대 포기하지 마. 그리고 일어나 너에게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줄게. 이게 끝이 아니야. 닉, 난 항상 너와 함께 있어. 내가 너의 손을 잡아 줄게.' 그리고 하나님은 저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셨습니다. 이렇게요."
저는 몸을 움직여 한쪽 구석에 미리 마련해 놓은 전화기 앞으로 기어가 머리를 대고 의지한 채 작은 왼쪽 발과 오른쪽 몸체를 이용해 힘겹게 일어섭니다. 마침내 제가 일어나자 사람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한번은 인도 뭄바이에서 매춘여성들을 대상으로 간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집회가 끝난 뒤 한 여성이 찾아와 말했습니다.
"닉, 난 10살 때 납치당해서 성매매를 강요 받았어요. 빛을 다 갚기까지 3년이 걸렸지요. 지금은 12살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성매매 외에는 아이를 기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 길을 떠나지 못했어요. 이번 주에 난 AIDS(HIV) 감염 사실과 성매매 벌금이 부과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내 상황은 암담하지만, 오늘 당신의 간증을 듣는 동안 나도 하나님을 붙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감사했어요."
하나님은 최악의 순간에 있는 그녀에게도 희망이 되셨습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팔과 다리가 생기는 기적을 일으키시지는 않았지만, 저를 통해 많은 기적을 행하고 계십니다. 세상의 눈으로는 절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팔도 없고 다리도 없는 이 약한 육체를 사용해 바로 희망을 전하고 계신 것이지요.
또한 부활의 예수님은 여러분을 위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보이지 않을 지라도 말입니다. 내가 행복한 이유는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습과는 상관없이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 자신의 아들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를 향한 놀라운 계획으로 우리를 이끌고 계십니다. 이 부활절에,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는 그 부활의 기적을 여러분 모두가 경험하게 되길 소망합니다.